강한 바람·건물 외벽 알루미늄 복합 패널 외장재 불씨 남아 완진에 시간 걸릴듯
전문가 "알루미늄판 사이 충진제 불에 잘 타고, 바람에 패널따라 불길 번질수도"
꺼질 듯 꺼지지 않는 울산 주상복합 화재…왜 이리 안 꺼지나
울산 남구 주상복합건물 화재가 강한 바람과 건물 외벽 알루미늄 복합 패널 등으로 완전 진압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불은 8일 오후 11시부터 12시간째 꺼지지 않고 있다.

강풍주의보가 여전히 발효 중인 데다가 건물 외장재에 불씨가 남아 불길이 강해졌다 약해졌다는 반복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는 9일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건물 외장재가 당초 알려진 드라이비트와 달리 알루미늄 복합 패널로 확인됐다"며 "패널 속에 숨어 있던 불씨가 간헐적으로 불특정 층에서 되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알루미늄 복합 패널은 일반적으로 알루미늄판과 판 사이를 실리콘 같은 수지로 접착한 다음 건물 외벽에 붙이는 것이다.

알루미늄이 가볍고 가공하기 쉬운 데다가 페인트 등을 도색하기도 용이하고 접착력이 드라이비트(콘크리트 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이는 공법)보다 좋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 고층 주상복합 건물에 주로 쓰인다.

전문가들은 이런 특징이 화재 발생 시 취약성을 드러내기도 하는 것으로 본다.

알루미늄 자체가 열에 강하지 않은 데다가 판과 판 사이에 충진재로 들어간 수지가 불에 잘 타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관을 위해 알루미늄판에 화학제품으로 색을 입혔기 때문에 이번 사례처럼 한곳에 불이 붙으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물 외벽 전체 패널에 순식간에 번질 가능성이 크다.

꺼질 듯 꺼지지 않는 울산 주상복합 화재…왜 이리 안 꺼지나
한삼건 울산대학교 명예교수는 "드라이비트보다는 화재 취약성이 낮지만 알루미늄판 사이 충진제가 폴리에스테르로 불에 잘 탄다"며 "바람이 불면 역시 불길이 패널을 따라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방재전문업체 관계자는 "알루미늄 패널 사이엔 준불연성 물질도 있는데, 너무 열이 강하면, 이 물질마저도 불에 타면서 열기가 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에 불고 있는 강한 바람도 진화를 더디게 하고 있다.

울산은 지난 8일 오전 7시에 강풍주의보가 발효됐으며 9일 오전 최대순간풍속은 시속 30.2㎞를 기록했다.

강풍주의보는 10일 오전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울산 남구 주상복합 삼환아르누보에서는 8일 오후 11시 7분 화재가 발생했고, 현재 12시간째 진화가 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