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 농장 주변 출입 엄격히 통제…주변 축산인들도 '불안'
[르포] 강원 첫 ASF 화천 양돈농가 철통 경계…방역 초비상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강원 화천군의 한 양돈 농가의 문은 9일 오전 굳게 잠겨 있었다.

이날 오전 ASF 확진 판정이 난 농장 주변은 흰 방역복과 고글, 마스크 차림의 관계자들로 분주했다.

농장 100여m 앞부터 입구 바로 근처까지 펜스를 설치해 외부인과 차량 통행을 2중으로 막고 있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관계자는 경광봉을 흔들며 오가는 차량의 행선지와 방문 목적 등을 확인한 뒤 관계없는 이들을 돌려보내기도 했다.

[르포] 강원 첫 ASF 화천 양돈농가 철통 경계…방역 초비상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어서인지 오전 9시께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이 현장으로 도착하기도 했다.

농장 입구에는 컨테이너로 농장출입통제초소가 임시 마련됐고, 현장 인력들이 모든 차량에 소독약을 뿌리느라 바빴다.

돼지 940마리를 사육중인 이 농장은 최근 철원군 도축장에 어미돼지(모돈) 8두를 출하했고, 이 중 3두가 폐사하자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분석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드러났다.

방역당국은 해당 농장의 돼지 전부와 인근 10㎞ 내 양돈농장 2곳의 사육 돼지 1천525마리에 대해 살처분에 나섰다.

해당 농장은 굴착기 2대가 농장 구석에 구덩이를 파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구덩이 옆에는 살처분 돼지를 담을 대형 용기(FRP) 4개가 놓여 있었다.

[르포] 강원 첫 ASF 화천 양돈농가 철통 경계…방역 초비상
입구에서 만난 농장 관계자는 심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허탈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

인근 지역 축산인들도 농장 내 ASF 발병 소식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해당 농장에서 출하한 돼지 이동 경로에 포함된 철원지역 축산인들은 혹시 모를 확산을 염려하고 있다.

철원은 강원도 내 최대 양돈지역인 동시에 화천과 인접한 까닭이다.

철원 갈말읍에서 비육돈 1천200마리를 끼우는 A씨는 "지난해 파주와 연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터졌을 때 농장주는 물론 공무원, 군인들까지 고생해서 겨우 막았는데 인접한 화천에서 터지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도와 화천군은 해당 농가 돼지 이동 경로를 빨리 조사해 농가 불안을 덜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르포] 강원 첫 ASF 화천 양돈농가 철통 경계…방역 초비상
도 방역당국은 강원 전 지역의 돼지 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시설과 출입차량에 대해 이날 오전 5시부터 11일 오전 5시까지 48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화천군 전체 양돈 농가에는 당분간 도축·출하 중단과 분뇨 반출을 금지하고 전용 사료 차량을 지정 운영한다.

또 11일까지 접경지역과 인접 지역 8개 시군의 모든 양돈농가 121곳에 긴급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가용한 소독 차량을 모두 동원해 농가와 주변 도로 등을 소독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