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쳐 법에 따라 회수해야 하는 오염 물질인 냉매가 사실상 거의 회수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19년 냉매의 연평균 생산량(제조+수입) 대비 회수 실적은 0.76%로, 1%가 채 되지 않았다.
냉매는 냉장고·에어컨 등 냉동기기에서 열을 낮추려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질이다.
동일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비교해 지구온난화에 100∼1만4천배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경우 냉매 등에 의해 유발되는 불소계 온실가스 생산량은 수소염화불화탄소(HCFC)와 수소불화탄소(HFC)를 합쳐 연간 3만5천t가량이다.
이는 이산화탄소량으로 환산하면 약 6천300만t 정도로, 우리나라의 2030년까지 감축 목표인 5억3천600만t의 약 12%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냉매사용기기의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자는 냉매관리기준을 준수해 냉매사용기기를 유지·보수하거나 냉매를 회수·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2017년 생산량 대비 회수율은 0.37%에 불과했고, 2018년에도 회수율은 0.68%, 2019년에는 0.84%에 머물렀다.
[표] 연간 냉매 생산 대비 회수 실적(단위:톤)[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 │ 구분 │ 생산량 │ 회수량 │생산 대비 회수율│ ├─────────┼─────────┼────────┼────────┤ │ 2017년 │ 34,998 │ 267 │ 0.37% │ ├─────────┼─────────┼────────┼────────┤ │ 2018년 │ 36,439 │ 251 │ 0.68% │ ├─────────┼─────────┼────────┼────────┤ │ 2019년 │ 34,372 │ 291 │ 0.84% │ ├─────────┼─────────┼────────┼────────┤ │ 최근 3년 평균 │ 35,270 │ 270 │ 0.76% │ └─────────┴─────────┴────────┴────────┘
아울러 불소계 온실가스는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에서도 빠져 있어 배출량과 감축량이 관리되지 않고, 규제도 받지 않는다.
특히 HCFC는 냉매 외 에어로졸, 발포제, 소화약제, 세정제 등에도 들어가 전체 불소계 온실가스의 43.9%를 차지하는데도 이에 대한 관리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냉동공조기기 생산국으로, 전체 냉매 중 HCFC·HFC계열 냉매는 95% 이상이다.
국내 생산액 중 수출액이 절반 이상이라, HCFC와 HFC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한 국제적인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안호영 의원은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도의 보고 의무를 강화해 온실가스 감축의 관점에서 (비)냉매 관리제도를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회수는 냉매를 폐기·교체하는 등의 과정에서 해야 하니 생산량과 별개로 폐기·교체량이 적으면 회수율도 낮을 수밖에 없다"며 "불소계 온실가스에 대해서는 감축 목표가 없어 앞으로 만들어가야 하지만, 이미 시중에서 사용되는 양에 대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