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를 사용하면서 이 회사의 주가가 급등했다. 리제네론의 치료제가 당국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리제네론은 5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7.13% 급등한 605.0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레너드 S. 슐러이퍼 리제네론 최고경영자(CEO)는 CNBC방송의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숀 코리 대통령 주치의로부터 ‘동정적 사용’을 위한 리제네론 치료제 요청을 받아 약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동정적 사용이란 치료제가 없는 중증 환자에게 인도주의 차원에서 미승인 약물을 투여할 수 있게 허용하는 제도다.

지난 2일 코리 대통령 주치의는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항체 약물 8g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여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방받은 약은 리제네론의 ‘Regn-COV2’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서로 다른 2개 부위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 2개의 조합이다. 각 항체는 서로 다른 두 부위를 표적으로 삼아 한 곳에 변이가 생겨도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안전성과 효능은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코리 주치의도 실험용 약물을 처방한 이유에 대해 “예방적 조처”라고 답했다.

CNBC는 “리제네론의 치료제가 효과가 있다고 대통령 주치의가 확신했다는 의미”라면서도 “이러한 실험적 치료제는 아직 다수의 일반인이 투약받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리제네론의 항체 치료제는 코로나 초기 질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리제네론은 지난주 초 Regn-COV2의 초기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코로나19 환자 2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에서 감염 7일 후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치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