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CFO Insight] 구글, KKR, 세콰이어가 주목하는 곳, 인도 벤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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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벤처캐피탈(VC)들의 인도 스타트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는 하루에만 수만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역별 봉쇄령이 부분적으로 내려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투심(投心)은 정반대다.
국내 VC 가운데 인도 투자에 열심인 곳은 KB인베스트먼트와 최근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된 네오플럭스가 대표적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인도, 동남아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는 2200억원 규모의 'KB글로벌플랫폼 펀드'를 조성했다. 이후 1년 만에 500억원 가량을 인도판 메가스터디라 불리는 '베단투', 온라인 약국 플랫폼 '팜이지', 물류 소프트웨어 기업 '파아이' 등 8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최근 KB인베스트먼트는 1년 만에 인도 투자 포트폴리오를 추가하기 위해 브릿지 펀드 결성에 나섰다. 시리즈A~B 단계에 투자한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대규모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해 기업가치가 배 이상 상승하는 등 성과가 이어지면서 후속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다.
네오플럭스는 2016년 국내 VC 최초로 인도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꼽힌다. 이 회사는 최근 영유아 케어 플랫폼인 마일로 등에 투자했다. 한국의 '식권대장'격인 식음료 스타트업 헝거박스와 인도 전역에 육계가공 식품을 배달하는 딜라이트풀고메(브랜드명 '리셔스')도 네오플럭스가 초기 부터 투자해 이미 기업가치가 여러 배씩 뛴 업체들이다. 지난해 현지 사무소까지 개설한 네오플럭스는 인도 투자 전용펀드도 계획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인도의 오토바이 기반 배송업체 던조, 병원 체인 사히아드리병원에 각 1000만달러씩을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한국투자파트너스, 삼성벤처투자 등 국내 탑티어 VC들이 인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14억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인구 대국인 인도는 거대한 내수 시장만으로도 유망 투자처로 주목 받아왔다. 하지만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정치·사회적 환경과 기업공개(IPO) 등 엑시트(투자회수) 시장의 부재와 같은 단점 때문에 여전히 인도는 상당수 투자자들에겐 '기피지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VC들이 인도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그간 인도에 대해 제기돼왔던 투자자들의 우려 상당 부분이 해소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랫동안 중국을 대체할 신흥시장으로 여겨졌던 인도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속에 글로벌 기업들의 '차이나 엑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글은 지난 7월 향후 5년 간 인도에 1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글로벌 VC인 세콰이어와 엑셀, 라이트스피드 등은 수억 달러 규모의 인도 전용 펀드를 결성했다. 인도 최대 통신사인 지오플랫폼에 페이스북, 구글, KKR등이 200억달러를 지분 투자하는 등 인도 기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유니콘급 '대박'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모으는 배경이다. 인도의 인터넷 가입자는 5억명, 스마트폰 사용자는 4억5000만명에 달한다. 인도 정부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정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체계를 단순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풍부한 IT 인력, 사업의 확장이 이뤄질 수 있는 고객군, 제도적 안정성 등 벤처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기반 요소를 갖춘 셈이다.
이상하 네오플럭스 대표는 "수년 전까지도 인도는 인구는 많지만 소비는 부진하고 디지털화, 온라인화 수준이 떨어져 잠재력이 수익으로 직결되지 못했다"며 "지금은 인구 절반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소비력을 갖춘 중산층도 4억명 이상으로 늘면서 다양한 벤처 비즈니스모델들이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구글이나 KKR 등 해외 유수의 기업과 투자사들이 인도에 진출하면서 초기 투자한 벤처 포트폴리오의 M&A를 통한 엑시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인도 시장을 다시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국내 VC 가운데 인도 투자에 열심인 곳은 KB인베스트먼트와 최근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된 네오플럭스가 대표적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인도, 동남아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는 2200억원 규모의 'KB글로벌플랫폼 펀드'를 조성했다. 이후 1년 만에 500억원 가량을 인도판 메가스터디라 불리는 '베단투', 온라인 약국 플랫폼 '팜이지', 물류 소프트웨어 기업 '파아이' 등 8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최근 KB인베스트먼트는 1년 만에 인도 투자 포트폴리오를 추가하기 위해 브릿지 펀드 결성에 나섰다. 시리즈A~B 단계에 투자한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대규모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해 기업가치가 배 이상 상승하는 등 성과가 이어지면서 후속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다.
네오플럭스는 2016년 국내 VC 최초로 인도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꼽힌다. 이 회사는 최근 영유아 케어 플랫폼인 마일로 등에 투자했다. 한국의 '식권대장'격인 식음료 스타트업 헝거박스와 인도 전역에 육계가공 식품을 배달하는 딜라이트풀고메(브랜드명 '리셔스')도 네오플럭스가 초기 부터 투자해 이미 기업가치가 여러 배씩 뛴 업체들이다. 지난해 현지 사무소까지 개설한 네오플럭스는 인도 투자 전용펀드도 계획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인도의 오토바이 기반 배송업체 던조, 병원 체인 사히아드리병원에 각 1000만달러씩을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한국투자파트너스, 삼성벤처투자 등 국내 탑티어 VC들이 인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14억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인구 대국인 인도는 거대한 내수 시장만으로도 유망 투자처로 주목 받아왔다. 하지만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정치·사회적 환경과 기업공개(IPO) 등 엑시트(투자회수) 시장의 부재와 같은 단점 때문에 여전히 인도는 상당수 투자자들에겐 '기피지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VC들이 인도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그간 인도에 대해 제기돼왔던 투자자들의 우려 상당 부분이 해소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랫동안 중국을 대체할 신흥시장으로 여겨졌던 인도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속에 글로벌 기업들의 '차이나 엑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글은 지난 7월 향후 5년 간 인도에 1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글로벌 VC인 세콰이어와 엑셀, 라이트스피드 등은 수억 달러 규모의 인도 전용 펀드를 결성했다. 인도 최대 통신사인 지오플랫폼에 페이스북, 구글, KKR등이 200억달러를 지분 투자하는 등 인도 기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유니콘급 '대박'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모으는 배경이다. 인도의 인터넷 가입자는 5억명, 스마트폰 사용자는 4억5000만명에 달한다. 인도 정부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정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체계를 단순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풍부한 IT 인력, 사업의 확장이 이뤄질 수 있는 고객군, 제도적 안정성 등 벤처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기반 요소를 갖춘 셈이다.
이상하 네오플럭스 대표는 "수년 전까지도 인도는 인구는 많지만 소비는 부진하고 디지털화, 온라인화 수준이 떨어져 잠재력이 수익으로 직결되지 못했다"며 "지금은 인구 절반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소비력을 갖춘 중산층도 4억명 이상으로 늘면서 다양한 벤처 비즈니스모델들이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구글이나 KKR 등 해외 유수의 기업과 투자사들이 인도에 진출하면서 초기 투자한 벤처 포트폴리오의 M&A를 통한 엑시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인도 시장을 다시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