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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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전 교수가 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에도 미국으로 해외여행을 떠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외교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세계 전역을 대상으로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조치를 낸 바 있으나 외교부장관 가족이 이를 정면으로 무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외교부의 해외여행 자제권고 이후, 국민들에게 해외여행은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를 꿈만 같은 일이 되어버렸다"면서 "그저 정부의 권고조치를 따르며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부득이하게 가족과 떨어져 있는 이들조차 방역에 해가 될까 입출국을 자제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런데 정작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전 교수가 요트구입과 자유여행을 위해 출국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비판했다.
강경화 장관과 남편 이일병 교수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장관과 남편 이일병 교수 (사진=연합뉴스)
황 부대변인은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며 참고 견뎠던 국민들 입장에서는 참담하고 허탈하다"면서 "이 교수의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양보해야 하는가.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라는 말이 뼈아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은 무엇을 위해 추석에 가족도 만나지 못하고, 더운 여름에도 마스크를 써야 했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했는가"라며 "여행을 위해서는 2주간의 격리기간도, 그에 소요되는 시간과 돈도, 심지어 외교부장관이라는 아내의 지위조차 제약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며, 자신들은 이율배반적인 내로남불을 일삼는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이번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지만,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하며 여행 목적을 묻는 KBS 취재진에게 "그냥 여행 가는 건데. 자유여행"이라며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니잖아요. 그러면 맨날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요트를 구매한 뒤 요트를 타고 미국 연안과 카리브해 등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이같은 계획은 수개월 전부터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개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