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미국행 논란에 "국민은 해외여행 자제하는데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저녁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남편 미국행 논란에 "국민은 해외여행 자제하는데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저녁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배우자의 미국 방문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면서도 귀국을 요청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 강 장관은 청사를 나가면서 기자들과 만나,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송구스럽다"면서도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행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설득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본인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설명을 하려고 했습니다만 결국 본인도 결정해서 떠난 거고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실·국장급 간부들과 회의 자리에서도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국민에게 권고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돌봄 취약 계층 현장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강 장관 남편 문제에 대해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고위 공직자이자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에 민주당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