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걸어다니는 車' 개발팀 뜬다
현대자동차가 29일 미래 모빌리티 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인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험지, 바위 등 자동차로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신개념 이동수단을 선보일 계획이다.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핵심 사업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로봇 기술을 활용해 기존 모빌리티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이동수단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조직을 맡을 책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센터 ‘현대 크래들’을 이끌었던 존 서 상무다. 스탠퍼드대 자동차혁신연구소에서 ‘사람과 자율주행차의 상호작용’ 연구를 주도한 어네스틴 푸 박사도 참여한다.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 사무실은 현대 크래들과의 협업을 위해 같은 건물에 마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 크래들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일을 주로 했다면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는 직접 미래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직의 첫 프로젝트는 ‘걸어다니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초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엘리베이트(Elevate·사진)’를 제품화할 계획이다. 엘리베이트는 현대 크래들과 미국 디자인 컨설팅 회사 선드벅페라의 협업으로 제작된 프로토타입(시제품) 모델이다.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며, 바퀴가 달린 로봇 다리가 4개 달려 있다. 5개 축으로 설계된 다리를 통해 포유류나 파충류처럼 여러 형태의 걸음걸이로 이동할 수 있다. 보행 속도는 시속 5㎞로 차체를 수평으로 유지하면서 높이 1.5m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

일반 도로 주행도 가능하다. 다리를 차체 안쪽으로 집어넣고 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일반 자동차처럼 도로를 달릴 수 있다. 엘리베이트는 CES에서 처음 공개된 뒤 ‘한국판 트랜스포머’로 불리기도 했다. 계단이나 바위도 오를 수 있어 이를 제품화하면 구급차로 대체 투입이 가능하고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의 이동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다각도로 모색할 방침이다. 존 서 상무는 “현대차가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궁극적인 이동수단 개발에 앞장설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