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7일 오전 국회 본회의가 끝난 뒤 본회의장을 떠나 승강기에 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7일 오전 국회 본회의가 끝난 뒤 본회의장을 떠나 승강기에 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3주 만에 꺾였으며 20대 이탈률이 두드러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번달 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간집계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전주보다 0.9%포인트 내린 48.1%(매우 잘함 28.2%, 잘하는 편 19.9%)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1.4%포인트 오른 48.1%(매우 잘못함 34.5%, 잘못하는 편 13.6%)를 기록했다. '모름·무응답'은 0.4%포인트 감소한 3.8%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20대 이탈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지난주 대비 7.1%포인트나 문 대통령 지지율이 감소(46.1%→39.0%)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지지층의 이탈은 추미애 장관 아들의 ‘황제탈영’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리얼미터 분석이다. 추미애 장관 아들 측은 "휴가가 끝나고 복귀하지 않았는데 전화했더니 집이라고 했고 이후 휴가 연장처리가 돼 있었다"는 당직사병의 발언을 모두 부인하고 통화조차 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의 아들 특혜 논란에 "소설을 쓰시네"라고 당당했던 추미애 장관은 자신의 보좌관이 휴가 관련해 부대에 전화를 걸었다는 보도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고 이후 보좌관의 통화는 있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10일 가까이 SNS에서 침묵하고 있다.

20대의 이같은 이탈은 앞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과 관련해 "최근 2~3년 사이 전역한 20대 청년들에게 확인하니 이구동성으로 평균 휴가 일수보다 적게 나간 데다 병가에 연가를 붙인 것 역시 특혜가 아니라고 한다"고 주장했던 것과 배치되는 결과다. (관련기사 김남국, 秋 아들 군 휴가 논란에 "20대들은 특혜 아니라 한다")
토론회 참석한 민주당 김남국 의원 (사진=연합뉴스)
토론회 참석한 민주당 김남국 의원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1개월 복무기간 동안 병가를 포함한 전체 휴가 일수가 50여 일 정도 되는 게 과연 '황제 복무' '특혜 복무'인지 궁금해 청년 10여명에게 물었다"며 "부대원이면 누구라도 정당하게 휴가를 요청할 수 있고 부대 지휘관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 99.9% 승인을 해준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는 병가에 연가를 붙여 나갈 때 보좌관이 전화를 해서 외압을 행사한 것 아니냐고 한다"면서 "연가는 부대의 훈련이나 병력 운용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사용할 수 있고 오히려 자유롭게 못 쓰는 게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어 "부여된 병가가 끝나고 자신의 연가를 사용한 것 역시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게 최근 전역한 20대 청년들 대부분의 생각이었다"며 "군부대에서 지휘를 하는 지휘관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나라에서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한다는 것이 참으로 힘든 일”이라며 “현재 다 고발돼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현재로서는 언론의 의혹 제기 상황이기 때문에 이렇다저렇다 단정하기에는 그렇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추미애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추미애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추미애 장관의 ‘엄마 찬스’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교육의 공정성을 무너뜨린 조국 전 장관의 ‘아빠 찬스’ 데자뷔라고 느낀다"며 "법무부장관에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