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드라마와 수사극이 만나면…영화 '오! 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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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2일 개봉하는 '오! 문희'는 농촌을 배경으로 한 코믹 수사극의 형식을 빌려 엄마 그리고 가족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다.
평화로운 충남 금산의 한 마을에 사는 보험회사 조사관 두원(이희준 분)은 밖에서는 특유의 '무대뽀' 정신으로 무서운 것이 없다.
그러나 집에서는 치매 걸린 어머니 문희(나문희)와 딸 보미(이진주)에게 한없이 약해지는 가장이다.
어머니와 딸이 잠든 한밤중 잠시 유흥을 즐기러 나갔던 그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딸 보미가 뺑소니 사고를 당해 의식이 없다는 것. 유일한 목격자는 함께 있었던 문희와 개 앵자뿐. 그날 밤 딸을 데리고 나온 어머니를 원망하던 것도 잠시, 친한 경찰관 강 형사(최원영)에게 사건 수사를 의뢰한다.
사건 현장을 찍은 CCTV도 없고 선거철까지 겹쳐 경찰 수사가 답보상태가 되자 속이 타들어 가는 두원은 어머니 문희가 주는 단서를 가지고 직접 뺑소니범을 찾아 나선다.
사건에 결정적인 단서를 '반짝'하고 내놓는 문희와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가진 두원은 진실에 점점 다가간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밝혀지는 모자의 사연은 슬프고 가슴 찡하면서도 지나치게 신파로 흐르지 않는다.
수사를 함께 하며 모자는 갈등을 겪고 화해도 한다.
어머니 문희는 엉뚱한 말과 행동을 하다가도 아들·손녀와 관련된 일이라면 제정신이 돌아와 순간순간 커다란 단서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두 사람을 연기한 나문희, 이희준의 연기가 일품이다.
59년의 연기 내공을 지닌 나문희는 코믹과 신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영화를 이끌어간다.
코믹과 신파 두 가지 상반된 연기 모두 나문희가 함으로써 설득력을 얻는다.
게다가 뛰고 나무에 오르고 트랙터에 오르는 등 액션 연기까지 소화해냈다.
서러움에 눈물을 흘리다가도 분노에 차 다시 수사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는 두원도 이희준을 만나 생명력을 얻었다.
특히 그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압권이다.
두 배우가 만나 실제 금산에 존재하고 있을법한 모자 호흡이 완성됐다.
모자의 서로에 대한 애정이 과하지 않게 스크린에 표현됐다.
수사 과정에서의 반전보다는 치매 노인인 문희가 주는 단서가 사건과 어떻게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을지 추리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제목인 '오!문희'는 주인공 문희의 이름인 동시에 충청도 사투리로 '어머니'와 발음이 똑같다.
제목이 영화의 주제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문희를 맡은 배우 나문희와도 역시 이름이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9월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들이 대부분 연기를 택한 가운데 '오! 문희'는 예정대로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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