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회복되고 있다.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던 신규 상장 기업 수가 하반기에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상당수 종목의 주가가 상장일로부터 시간이 지나면서 약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진단 사업 등을 하는 기업은 주가가 꾸준히 오르는 사례도 있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재상장 및 이전상장 포함)된 종목 수는 모두 30개다. 유가증권시장에 6개, 코스닥시장에 24개 기업이 입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8월) 22개에 비해 늘었다.

올 상반기 IPO 시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크게 위축됐다. 1분기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신규 상장 기업 수는 14개로 지난해 16개보다 약간 줄었다. 2분기에는 9개 종목만 상장해 작년 같은 기간(16개)과 격차가 더 커졌다. 이처럼 상반기에 위축됐던 시장이 하반기 들어 살아나고 있다. 증시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며 공모주 흥행에 대한 기대도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코스닥시장 상장종목 12개(스팩 제외) 가운데 10개는 공모가보다 최근 종가가 높았다. 증시가 계속 오르는 데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의 영향으로 신규 상장주에 관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초가에 비해서는 주가가 떨어진 종목이 8개였다. 7월 31일 상장한 마크로밀엠브레인은 공모가(6800원)보다 두 배 높은 가격에 시초가가 형성됐고 당일 추가로 18.01% 올랐다. 그러나 첫날 종가부터 최근까지는 51.09% 떨어졌다.

제놀루션, 이엔드디, 소마젠 등은 시초가 형성 뒤에도 주가가 올랐다. 이들 종목은 비대면, 코로나19 진단, 2차전지 등 최근 투자자의 큰 관심을 모은 사업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놀루션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던 장비와 시약을 코로나19 진단에 쓰게 되면서 올 상반기 13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억5000만원)을 훌쩍 넘은 수준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