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트럼프 대선후보 확정 축제 뒤덮은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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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트럼프 대선후보 확정 축제 뒤덮은 팩트체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008/PAP20200828233201055_P2.jpg)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대규모 청중의 함성도 환호도 없는 전례 없는 전당대회였습니다.
TV 앞에 앉은 시청자를 밤 11시까지 잠들지 않게 하는 게 양 당의 최대 과제였을 겁니다.
민주당이 17∼20일 전당대회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확정하고 나서 공화당이 24일부터 바통을 넘겨받자 또 하나 특이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미 주요 언론의 보도 방식입니다.
찬조연설이 셀 수 없이 이어지는 와중에 연설 내용을 전달하는 보도에 앞서 대부분 팩트체크부터 내놓은 겁니다.
미 언론도 점점 '빠른 보도'에 신경을 쓰고 있고 전당대회 같은 대형 이벤트에 있어서는 실시간으로 주요 내용을 보도합니다.
그런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신속하게 내용을 전달하기보다 팩트체크부터 독자들에게 내미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아예 첫 보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연설했다'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연설했는데 사실은 이렇다'는 방식을 쓴 겁니다.
![[특파원 시선] 트럼프 대선후보 확정 축제 뒤덮은 팩트체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008/PAF20200828185201055_P2.jpg)
그중 하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 증액을 치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대상이었습니다.
'팩트체크'라는 제목을 달아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강력하게 요구해서 나토가 1년에 1천300억 달러를 더 내기로 했다.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연설했지만 1천300억 달러는 4년 치인 데 1년 치라고 허위로 주장했다"고 평가까지 덧붙여 보도한 겁니다.
사실이 아닌 주장을 거리낌 없이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성향을 감안, 독자들에게 최대한 객관적인 상황을 전달하고자 하는 고육지책으로 보였습니다.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 등 다른 주요 언론들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선도해왔다는 자부심이 강한 나라 미국에서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전당대회 기간에 주요 언론이 팩트체크부터 중점적으로 쏟아낸 건 역설적이고도 기이한 풍경이었습니다.
팩트체크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 주요 언론사의 일상적 업무로 자리 잡았습니다.
WP가 지난 7월 중순까지 집계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과 사실오도 주장이 하루 평균 16번, 총 2만번이 넘는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이 민주당에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가혹하다고 불평해왔습니다.
가능성은 작지만 한 번쯤 왜 자신에게만 팩트체크가 날아드는지 생각해볼 대목입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