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의협회장에 막말한 황희석, 용감한 무식함이 놀라워"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을 향해 "과거 군사독재 말고 최근의 독재현상도 공부 좀 하고 떠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29일 SNS에 "황 최고위원이 의협회장에게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했다"며 "멀쩡한 사람에게 '고문당한 뒤 땅속에 묻혔을 것'이라고 저주를 퍼붓는 건, 본래 대깨문과 조빠들로 동종교배된 '열린민주당의 최고위원다운' 행태여서 그리 놀랍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가 더 놀라운 것은 그의 용감한 무식함"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히틀러는 대표적인 파시스트지만 피노체트는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독재자일지언정 파시스트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최근에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연성독재와 유사독재가 횡행한다는 사실을 그는 아예 모르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기억의 전부인, 고문하고 죽이고 암매장하는 과거 하드코어 군사독재는 지금 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지구상에는 민주적 선거로 선출된 정부가 민주주의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이른바 '연성독재' '유사독재'가 출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베스부터 트럼프, 두테르테, 에르도안에 이어 총선압승이후 문재인정권도 그와 유사한 권력행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 검찰중립, 언론의 견제, 의회민주주의, 여야 존중과 협치 등 민주주의의 기본가치들이, 선출된 권력자의 민주적 권한남용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며 "케임브리지 대학의 데이비드 러시먼 교수가 그의 저서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로운 신호들'에서 최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쿠데타가 횡행하는 현상을 적나라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공약성 쿠데타, 이미 확보한 권력으로 조금씩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행정권 과용 쿠데타 등이 바로 민주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쿠데타"라며 "또한 하버드대학의 레비츠키와 지블랫 교수가 최근 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y Dies?)에서 '상호관용'(tolerance)과 '권한의 제도적 자제'(forbearance) 마저 무시하는 독재자의 위험성을 남미뿐 아니라 트럼프까지 사례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대가 의협회장에게 퍼부은 말 그대로 돌려 드린다"며 "공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자가 법률은 모르겠다만, 역사와 정치는 조금도 배우지 못한 무식을 자랑스레 떠벌리니 이사람을 뽑은 당원들은 어떤 심정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