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실직했는데, 파혼까지 당할 판" [와글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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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여행업계에 종사한 30대 여성 A 씨는 자신의 삶이 코로나19 이후 암담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 씨는 사업장이 셧다운 된 후 실직자가 됐고, 결혼까지 무기한으로 미뤄졌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연하의 남자친구와 결혼을 생각 중이다. 남자친구는 코로나19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다.
A 씨는 "제 나이 30대 초반에 결혼이 급해질 무렵 만났다. 당시 남자친구는 막 취직을 한 상태였다. 당시 모은 돈이 없다며 기다려 달라고 해서 연애만 5년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둘 다 아이 생각이 없어서 결혼이 늦어지는 게 크게 부담 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연애를 오래하니 결혼을 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을 잃은 상태라 몇 달 째 구직 중이긴 한데 관련 업계는 채용 공고가 나지도 않는다. 다른 업종으로 가려니 경력도 없고 나이도 많아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A 씨는 남자친구와 데이트 중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것 같으니 이번 집단감염 사태만 잠잠해지면 올해 안으로 간소하게 식을 올리자고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그래도 코로나 끝나고 정상적인 식 진행이 가능할 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기다려보자"고 했다.
A 씨는 곤란했다. 내년이면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친구의 속내를 더 들어봤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본의 아니게 실직하게 된 건 아는데, 네가 언제 재취업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내 월급으로 널 먹여 살릴 자신이 없어"라고 고백했다.
A 씨는 "아이도 없으니 아껴서 쓰면 되는 거 아니냐"고 했고 남자친구는 "네게 용돈 받아 쓰면서 담배도 맘 편히 못 사면서 살고 싶지 않아"라며 시간을 갖자고 했다.
남자친구가 너무 괘씸했다. A 씨는 "이렇게까지 이기적일 줄 몰랐는데 너무 화가 난다"라며 "결국 제게 쓸 돈이 아깝다는 말 아니냐. 자의로 직장을 관둔 것도 아닌데 사람을 이렇게 버려도 되냐. 자길 위해 젊음을 다 바친 여자에게 이럴 수 있냐"라며 분노했다.
글을 본 네티즌들은 도리어 남자친구를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A 씨의 발언에 대해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공무원 뒷바라지를 한 것도 아니고 합격 후 만난 사이에, 젊음을 다 바쳤다고 하기는 좀 그렇다", "글쓴이도 취업도 안되니 ‘취집’하려고 한 것 아니냐", "둘 다 딩크를 생각하는 것 같은데 백수 와이프는 탐탁지 않을 것", "연애한 게 아니라 일방적 희생했나? 물론 약간은 실망스러운 기분이 들 수 있지만 입장 바꿔보면 무직 상태 부담스러울 수 있고, 연애하다 헤어질 수 있다", "남자친구 돈 모은 거 없을 땐 결혼 미루지 않았나. A 씨도 복직을 하든, 직업을 구하든 한 후에 결혼 이야기를 꺼내라"라는 반응을 보였다.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룹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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