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노선에 보수층 이탈" vs "전광훈 악재가 통합당에 반영"
전문가 "국가 위기 땐 보수도 여권으로 결집"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한풀 꺾이는 추세를 보이면서 그 원인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중도 실용 노선에 보수층까지 드디어 등을 돌리는 것이라는 분석과 전광훈 목사가 상징하는 '아스팔트 보수'에 대한 중도층의 염증이 도진 탓이라는 분석이 엇갈린다.

27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통합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보다 10%포인트 넘게 밀린 30% 초반대를 기록했다.

민주당에 두 자릿수 격차로 밀린 것은 7주 만이다.

거의 모든 지역과 계층에서 지지율이 떨어진 가운데 65%를 웃돌았던 보수층 지지율도 60% 초반으로 후퇴했다.

신율 교수는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으로 이념을 초월한 여당 결집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위기 때마다 좋든 싫든 지도자와 정부를 중심으로 민심이 결집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얘기다.

김형준 교수도 "감염병 공포 속에서 정부가 잘했으면 좋겠다는 민심이 강하다"며 "통합당이 변화에 역행한다고 보는 중도 보수층도 많이 이탈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위원장의 과감한 중도 실용 노선과 5·18 무릎 사과로 보여준 호남 끌어안기 등 이른바 극우 선긋기에 콘크리트 보수 지지층이 실망해 이탈하는 현상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로 당내 영남과 강경파들 사이에선 "당이 극우라는 딱지를 붙여 열성적인 보수 지지자들이 불편해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경욱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하태경과 김종인 부류만 내보내면 바로 (떨어진 지지율이)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합당이 보수층 이탈 조짐에 놀라 극우 선긋기를 멈춰선 득이 될 게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통합당 입장에서는 보수층 지지가 줄었다고 흔들리지 말고 집권 가능성을 보여줘야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당 지지율이 수년째 10%대를 헤매다 새 지도부 들어 30% 이상으로 두 배 뛰었다"며 "전광훈 목사와 선을 그어서 보수가 이탈했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상상력"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꺾인 野…김종인 탓? 전광훈 탓? 국가위기 현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