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내달초 제주 공연 온라인 중계
이후 서울·수원·대구 등 투어
"손열음은 유연하고 귀가 좋아"
이번 공연을 위해 독일에서 귀국해 2주간 자가 격리 중인 주미 강을 26일 서면으로 만났다. 주미 강은 한 살 터울인 손열음을 언니라고 불렀다. “국내 듀오 무대는 4년 만이지만 그동안 해외에서 언니와 꾸준히 호흡을 맞춰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연주를 함께한 게 지난해 11월이죠. 언제 만나 연주해도 한두 달밖에 안 된 것 같아요.”
이번 공연에서는 라벨과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다양한 음악가의 곡을 들려준다. “스트라빈스키의 ‘디베르티멘토’는 언니와 꼭 하고 싶었던 곡입니다. 첫 연주곡인 라벨 소나타 1번은 스트라빈스키와 잘 어울리고요. 프로코피예프 ‘5개의 멜로디’와 슈트라우스의 소나타는 외국에서 함께 연주했던 곡인데 국내 관객에게도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두 사람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 사이다. 처음 같이 연주한 것은 2011년 여름 음악제 때라고 했다. “다음해인 2012년 제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에서도 함께했죠. 언니는 굉장히 유연하고 귀가 좋은 연주자입니다. 이 두 가지가 실내악을 할 때 최고의 조건이거든요. 호흡을 맞춘 지 벌써 10년이 다 돼 가는데 이제는 혼자 무대에 서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같이 연주하는 게 편합니다.”
주미 강은 지난 3월 이후 관객과 직접 만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예정됐던 공연 일정이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는 녹음 작업에 매진했다. 올해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109번)을 녹음할 예정이었는데, 이 중 7곡을 끝냈다고 했다. 주미 강은 “지난 6개월간 라이브 연주와 관객이 많이 그리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전국 투어도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일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내달 2일 제주아트센터에서의 첫 무대는 무관중·온라인 공연으로 변경됐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제주시 공식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생중계한다. “지금은 그 어떤 계획도 세울 수 없잖아요. 하루하루 상황을 지켜보며 이 시기를 건강하게 잘 견디는 게 유일한 방법인 것 같아요. 모두 많이 지치고 힘들 때인데, 그 속에서도 작은 행복과 편안함이 존재하길 바랍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