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소통포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콘텐츠 전달방식 변화' 토론
자크 아탈리 "코로나 이후 새로운 예술 등장…홀로그램 주목"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새로운 예술이 발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주최로 2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0 문화소통포럼에서 자크 아탈리는 화상 연결을 통한 기조 발표에서 "역사적으로 전염병이 발생하면 새로운 예술이 생겨난다"라며 "전염병은 놀라울 정도로 변화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외교부가 공동 주최한 이날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 콘텐츠 전달 방식의 변화'를 주제로 열렸다.

아탈리는 15세기 흑사병 대유행 이후 미식 문화가 발달한 사례 등을 예로 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새로운 예술이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존 예술 콘텐츠가 사라질 이유는 없지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만 중점을 둘 필요는 없다"라며 "예술의 다양한 형태를 습득하는 것이 코로나19로 인한 또 하나의 결과이며, 미래에는 모두 예술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탈리는 시간, 삶, 죽음, 슬픔, 장례식 등이 새로운 문화 콘텐츠 주제가 될 것이며, 콘텐츠 전달은 한동안 온라인이나 가상 공간이 우선시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홀로그램 등 신기술을 활용한 예술이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현재 공연과 전시 관람이 어려워 현대예술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데, 이에 맞서서 새로운 예술 형태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홀로그램은 발레나 연극 등 여러 분야에서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앞으로 20년 동안은 수많은 기술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탈리는 연극 등 공연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플랫폼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그는 "넷플릭스처럼 새로운 플랫폼에서 공연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공연장에서 하는 공연을 생중계로 보는 시대가 먼 미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언젠가 전염병은 끝나겠지만,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아이들의 예술교육에도 좀 더 신경을 써서 각자 예술적 소양을 키우고 재능을 발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는 프랑스 대통령 특별보좌관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초대 총재 등을 역임했다.

전염병의 지구촌 창궐을 예측한 '21세기 사전', '미래 대예측' 등 5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이날 행사에는 자크 아탈리 외에 세드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 하비에르 모로 스페인 작가, 프란신 스톡 영국 방송인 등이 화상으로 함께 했다.

한국계인 세드리크 오 장관은 축사에서 "문화는 프랑스와 한국인들의 영혼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라며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하고 앞으로도 어려움이 지속할텐데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제약과 기회를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라며 "문화산업에서의 디지털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내야 하며, 특히 승자독식으로 인한 과도한 집중을 막고 다양성과 다원성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송승환 PMC프로덕션 예술총감독,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의장을 비롯해 학자들과 각국 대사가 이날 토론에 참여했다.

27일에는 아나 세라노 캐나다 온타리오예술디자인대학교(OCAD) 총장, 제프 벤저민 K-팝 칼럼니스트, 에이미 추 코믹스 작가, 테리 모셔 만화가가 화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