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메르스 등 모든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 목표
주사기 필요없고 값 저렴…개발 시 빈곤국 등에서 광범위하게 이용 가능
'옥스퍼드에 질 수 없다'…케임브리지대도 코로나19 백신 시험
영국의 대표적 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라이벌인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코로나19 백신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가운데, 케임브리지대는 주사가 필요 없는 보다 간편하고 저렴한 방식의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 인수감염 바이러스연구소와 관련 기업인 디오신백스(DIOSynVax), 사우샘프턴 대학병원 국민보건서비스(NHS) 파운데이션 트러스트는 이번 가을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이를 위해 190만 파운드(약 3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케임브리지대가 개발 중인 백신은 유전자 배열을 이용해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뿐만이 아니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CoV-1),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 동물에게서 인간에게 옮겨질 수 있는 모든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면역반응을 목표로 한다.

현재 개발 중인 대부분의 코로나19 백신은 인간 세포에 침투하는 촉수처럼 뻗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사람들을 노출하는 방식이다.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박쥐 등에게서 발견된 것을 포함해 수백 개의 코로나바이러스 병원균의 유전자 암호를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단백질 라이브러리(복제 DNA 조각들의 집합체)를 구축한다.

이른바 항원이다.

이 항원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분자를 모방한 것으로, 인간 세포에 주입되면 면역 시스템을 유도해 진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한다.

특히 이 백신은 주사기가 아니라 암 치료 등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장치를 이용해 피부 세포에 직접 공기 분사하는 방식이다.

다른 백신에 비해 개발 단계는 뒤처졌지만, 주사기나 냉장 보관이 필요 없고 분말 형태로 만들 수 있어 저렴한 가격에 빈곤국 등에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사 방식의 백신과 달리 부작용도 피할 수 있다.

이번 백신 개발을 주도하는 조너선 히니 케임브리지대 인수감염 바이러스연구소 소장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는 것은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뿐만 아니라 다음번에도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옥스퍼드대 연구팀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30여개의 코로나19 백신이 인체시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의학적으로 효과성이 입증된 백신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