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시작 고3 '혼란'…원격수업 길어지면 고1·2도 부담
코로나19 급속 확산에 2학기 학사일정 출발부터 꼬였다(종합)
여름방학이 끝나는 시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대학 입시가 본격화하는 2학기 학사일정이 출발부터 삐걱거리게 됐다.

◇ 학생부 마감·모의평가·수시모집…'3단계' 속 2학기 맞은 고3
교육부는 25일 수도권 학교에 대해 문을 닫고 원격수업을 하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고3의 경우 원격수업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진로·진학 준비를 위해 대면 등교수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9월은 대학 입시가 본격화하는 달이다.

올해 수시모집 학생부 마감일은 예년보다 보름가량 늦은 9월 16일이다.

같은 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마지막 모의평가도 예정돼 있다.

재수생까지 대거 응시하기 때문에 재학생들이 자신의 전국 단위 성적을 가장 정확하게 가늠해볼 기회다.

한 주 뒤인 같은 달 23일부터는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되면 수능은 약 70일 앞으로 다가온다.

학부모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 학부모는 원격수업을 하면 학력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공교육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다른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가정학습을 통해 건강을 챙기고 입시를 준비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입시 전문학원 관계자는 "학생부 마감과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예정된 9월까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더라도 고3의 경우 계속 등교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유은혜 부총리도 이날 수도권 원격수업 전면 전환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고3 등교수업에 대한 질문에 "가정을 전제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고3의 특수성을 감안하겠다"고 답했다.

◇ '랜선 학교생활' 길어지면 고1·2도 학력 격차·학생부 부담
최근의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하면 고1과 고2 학생들은 당분간 원격수업을 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고1과 고2 학생들도 이런 '온라인 학교생활'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커진다.

우선 상위권과 하위권 간 학력 격차가 우려된다.

원격수업의 경우 집중력이 떨어지고 교사와 실시간으로 소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6월 고3 모의평가 영어영역(절대평가) 결과를 보면 상위권인 1등급 학생 비율은 8.7%로 지난해 수능(7.4%)보다 소폭 증가했는데 2∼4등급 학생 비율은 모두 감소했다.

학생부 관리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도 커진다.

학생부는 '학생의 성장과 학습 과정을 교사가 상시 관찰·평가해 누적한 종합기록'이다.

현재 고교 원격수업은 대부분 '실시간 쌍방향'이라기보다 교사가 학생의 학습 과정을 관찰·확인하기 어려운 '콘텐츠 활용형'이나 '과제형'인 경우가 많다.

원격수업이 길어져 교사와 학생이 대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학생부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원격수업이 길어지면 수행평가를 제외하고 정기고사 성적으로만 교과 성적이 결정될 수 있어 지필고사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일각에서는 학생부에 반영되는 지필고사 비율이 커질수록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