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식당 곳곳서 마스크 벗고 대화…거리 두기 '무색'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시행 후 처음 맞는 일요일인 23일 청주 번화가에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지역 감염 확산 위기인데…청주 도심에 젊은이들 '북적'
이날 청주에서는 8명의 확진자가 나왔지만, 성안길 일대는 주말을 즐기려고 나온 인파로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상점들이 밀집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상당구 성안길에는 10∼20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젊은이들은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8명씩 무리 지어 다녔고, 사람 간 2m 이상 거리 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으려고 성안길에 나온 이모(21)씨는 "오래전 약속이라 취소할 수 없었다"며 "마스크를 잘 쓰면 괜찮을 것 같아서 별로 걱정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시민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10명 중 1명꼴로 눈에 띄었다.

특히 실내 공간에서 음식물을 섭취하는 식당과 카페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충북도는 이날 0시부터 전 도민에게 마스크 착용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상가 건물 뒤편 골목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나누는 청년들이 많았다.

이날 오후 3시께 성안길의 30여 석 규모의 한 카페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밀집해 있었다.

카페 출입문은 개방된 상태였지만, 카운터 앞에서는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 5∼6명이 줄을 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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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음식점 관계자는 "되도록 테이블 간 거리를 두고 손님을 받고 있지만, 밥을 먹는데 계속 마스크를 쓸 수도 없는 일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흥덕구 가경동에 사는 최모(36)씨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거리나 술집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무색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충북은 코로나19에 비교적 안전했으나, 환자가 8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보면 안심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는 실내 50인 이상·실외 10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클럽과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등 12종 고위험 시설을 2주간 집합 금지한다.

음식점과 목욕탕, 결혼식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마스크 착용과 전자출입 명부 작성을 의무화한다.

전정애 도 보건복지국장은 이날 비대면 브리핑에서 "앞으로 2주간이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며 "도민들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실내외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청주에서는 광화문 집회 참석 뒤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A씨 가족 4명을 포함해 8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역 감염 확산 위기인데…청주 도심에 젊은이들 '북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