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72세…'카멜롯의 전설'·'스타트렉' 등 출연
마지막 작품 공포영화 '더 데빌스 라이트' 개봉 예정
아카데미 수상작 '불의 전차' 주연 벤 크로스 별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올랐던 영화 '불의 전차'에 출연했던 영국 유명 배우 벤 크로스가 1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별세했다.

향년 72세.
딸 로런은 이날 크로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글을 올려 사망 소식을 알렸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로런은 "한동안 앓았던 아버지의 병세가 지난주 빠르게 악화했다"면서 "사랑하는 아버지를 떠나보내게 돼 가슴이 찢어진다"고 밝혔다.

크로스는 1981년 개봉된 영화 '불의 전차'에서 유대인 출신 영국 국가대표 달리기 선수 해럴드 에이브러햄스를 연기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불의 전차는 1924년 파리올림픽에서 금빛 질주를 펼친 두 명의 영국 국가대표 달리기 선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음악상, 각본상, 의상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크로스는 1995년 영화 '카멜롯의 전설'과 2009년 영화 '스타 트렉: 더 비기닝' 등에도 출연했다.

영국 런던의 천주교를 믿는 노동자 집안에서 1947년 12월 태어난 크로스는 런던에 있는 연극학교 왕립연극학원(RADA)을 졸업했다.

그는 1977년 전쟁 영화 '머나먼 다리'에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스크린에 데뷔했다.

같은 해 로열셰익스피어극단(RSC)에 들어갔고 이듬해 뮤지컬 시카고에서는 불륜남을 살해한 죄로 수감된 코러스 걸 록시 하트를 변호하는 빌리 플린 역을 맡았다.

크로스는 최근 공포영화 '더 데빌스 라이트'(The Devil's Light) 촬영을 막 마쳤으며 올해 말에는 영국 작가 조조 모예스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로맨스 영화 '더 라스트 레터'(The Last Letter From Your Lover)에서 주연으로 활약할 예정이었다.

더 데빌스 라이트 촬영을 함께했던 콜린 살몬은 "크로스와 함께 작업을 할 수 있어 행복했다"면서 "평화롭게 잠들길 바란다"고 크로스의 죽음을 추모했다.

미국 영화감독 토드 홀랜드는 "크로스는 사랑스럽고 재능 넘치는 배우였다"면서 "영화를 제작하지 않았지만, 그와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스크린테스트를 했던 게 떠오른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수상작 '불의 전차' 주연 벤 크로스 별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