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경제차관 "브라질 협력있어야 '클린 패스 구상' 완성"

미국 정부가 브라질의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외하기 바란다며 또다시 압력을 가했다.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를 통해 내년 초로 예정된 브라질 정부의 5G 사업자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이 화웨이 없이 이뤄지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크라크 차관은 미국 정부의 '5G 클린 패스(Clean Path) 구상'을 완성하려면 브라질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라크 차관은 "브라질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중남미 최대국이자 미국의 친구인 브라질이 '5G 클린 패스 구상'을 위해 협력하기를 비란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4월 말 밝힌 '5G 클린 패스 구상'은 화웨이와 ZTE(중싱통신) 등이 공급하는 어떠한 5G 장비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 브라질 5G 사업 입찰서 '화웨이 배제' 또 압력
브라질 정부는 5G 국제입찰을 내년 초에 시행할 예정이며, 화웨이 참여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브라질의 5G 사업자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에는 스웨덴의 에릭손과 핀란드의 노키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내년 말부터 2022년 초 사이에 시험단계를 거쳐 2022년 중 본격적인 5G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있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면 기밀이나 개인정보가 탈취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이 5G 구축 사업자로 화웨이를 선정하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뜻에 복종하도록 공개 협박하는 것은 노골적인 패권 행위"라며 미국의 화웨이 봉쇄 시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화웨이는 브라질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면 5G 구축이 수년간 지연되고 비용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미국, 브라질 5G 사업 입찰서 '화웨이 배제' 또 압력
이런 가운데 브라질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비보(Vivo)는 이달 초 브라질 5G 사업에 화웨이의 진출이 이뤄지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비보의 모회사인 텔레포니카는 지난달 말부터 주요 도시에서 5G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화웨이와 에릭손의 장비를 함께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의 이동통신업계는 스페인 텔레포니카의 자회사 비보, 멕시코 아메리카 모빌의 자회사 클라루(Claro), 텔레콤 이탈리아의 자회사 칭(TIM), 브라질 토종 업체 오이(Oi) 등 4개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