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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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남녀노소를 가리지 말고 양산을 쓰자는 '양산쓰기' 운동을 벌이는 지방자치단체가 늘어나고 있다. 햇빛을 막아주는 양산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는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서울 도봉구는 지난달 말부터 동주민센터와 보건소, 구청 안내데스크 등에 양산 1230개를 비치해 구민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양산을 쓰면 뜨거운 햇빛이 차단돼 여름철 체감온도가 3~7도 떨어질 뿐 만 아니라, 다른 행인과의 거리도 자연스럽게 1~2m 가량 벌어져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여주시와 세종시 등도 이달 들어 '양심양산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민들은 시청과 동주민센터 입구에 비치된 양심양산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제자리에 반납하면 된다. 코로나19 여파로 경로당과 복지관 등에 마련된 실내 무더위 쉼터가 문을 닫았기 때문에 양산이 더위도 막아주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유도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거리에서 양산을 쓰고 돌아다니는 이들을 찾아보긴 쉽지 않다. 양산을 따로 챙겨 다니기 귀찮아 쓰지 않는다는 이들도 있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돼 양산 쓰기를 꺼리는 이들도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드래곤이 한 번만 양산을 써줬으면 좋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중장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양산에 대한 인식이 남녀노소 누구나 쓸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도봉구 관계자는 "양산 이용이 늘어나려면 무엇보다 대중들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며 "폭염 대응은 물론 코로나19 확산 방지에도 효과적인 양산을 스스럼없이 쓰고 다니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