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집회 참석 알려져…"지역 종교인 인사차 들렀을 뿐"
지지율 오르는데 절연도 동행도 못해…통합 '태극기' 놓고 엉거주춤
미래통합당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등 이른바 '태극기 부대'와 절연도 동행도 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합당은 전 목사 등이 주도한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당차원에서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전 목사 등을 겨냥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결부 시켜 거세게 비판한 데 대해서도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을 뿐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왜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였는지부터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태극기로 대표되는 사람들의 생각 중에서 대다수 국민들과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고 있고 고쳐야 한다는 주장은 청취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정부 실정에 대한 수많은 사람의 비판 목소리를 정부여당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면서도 "모든 국민은 정부의 방역 대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같은 모호한 태도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취임후 '좌클릭'하는 모습으로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왔지만, 과거 핵심 지지층이었던 이들과 결별을 선언하면서까지 당에서 완전히 등 돌리게 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만만찮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당원 상당수와 주축이 장년층 강경 보수인 현실 탓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통화에서 태극기 부대와 관계 설정에 대한 의견을 묻자 "특별하게 물어볼 게 뭐가 있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이런 가운데 4선인 홍문표 의원이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통합당에 다시 태극기 부대의 이미지가 덧씌워질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면 김종인 체제가 어렵게 끌어올린 지지율 상승세도 꺾이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의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온다.

충남 홍성예산이 지역구인 홍 의원은 통화에서 "지역구 종교인들이 집회에 왔다고 해서 십 분 정도 인사차 들렀을 뿐"이라고 자신의 참석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에 반대했다.

그는 "집회 주동자도 아니고 연설을 한 것도 아니고 소개를 받아서 정식으로 참여한 것도 아니다"면서 "수해 현장에도 가지 말아야 하는 것이냐. 그런 식으로 사회를 겁박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