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틱톡 외 중국의 다른 앱에 대해서도 제재를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은 5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신뢰할 수 없는 중국 앱이 미국 앱스토어에서 제거되는 것을 보고 싶다”며 “청정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겠다”고 말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동영상 앱 틱톡에 각종 제약을 가한 데 이어 이런 조치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에 모기업을 둔 틱톡이나 위챗 같은 앱은 공산당의 콘텐츠 검열을 위한 수단이자 미국인의 개인 정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 미국 기업의 민감한 연구 정보들이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업체가 운영하는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통해 유통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미국과 다른 여러 나라를 연결해 주는 해저 케이블 정보도 공산당이 가로채지 못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틱톡이 미국인 정보를 공산당에 빼돌릴 가능성이 있다”며 다음달 15일까지 미국 사업을 매각하지 않으면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표적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틱톡과 비슷한 서비스인 ‘릴스’를 미국 등 50여 개국에서 이날 시작했다.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다. 이용자들은 직접 찍은 15초짜리 동영상을 시각·음악 효과 등을 넣어 편집하고 공유할 수 있다. 틱톡이 미 정부 규제로 고전하는 사이 페이스북이 허를 찌른 모양새가 됐다.

페이스북은 2018년에도 틱톡과 비슷한 ‘라소’라는 서비스를 내놨으나 실패했다. 이에 대해 케빈 메이어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성명에서 “릴스는 틱톡의 모방품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페이스북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어린이는 코로나19에 거의 면역력이 있다”고 말하는 영상을 삭제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코로나19에 대한 허위 주장을 근거로 대통령 영상을 삭제한 것은 처음이다. 앤디 스톤 페이스북 대변인은 “특정 집단이 면역력을 갖고 있다는 잘못된 주장은 우리 정책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