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 가능할 정도로 소형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유엔 기밀 보고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됐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작성한 이 보고서에는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과 실험용 경수로 건설을 포함한 핵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있고, 지난 여섯 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북한은 2017년 9월 이후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2017년 이미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한 회원국은 북한이 핵실험 지원에 필요한 인프라를 3개월 이내에 재건·재설치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탄두가 표적의 방어를 뚫을 수 있을 정도의) 기술적 향상이나 다탄두 시스템 개발을 위해 추가 소형화 작업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유엔 대북제재위가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했다고 평가한 데 대한 정부 방침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방부는 2018년 발간한 국방백서에서도 “북한의 핵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적시했다.

문 부대변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한·미 정보당국이 긴밀하게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일본 NHK도 유엔 대북제재위 보고서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NHK는 “북한은 핵 관련 물질을 제조하고 있고,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설비를 계속 개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이 유엔 제재로 전면 금지된 석탄 수출을 올해 선박 간 불법 환적을 통해 지난 3월 재개했으며, 유엔이 정한 상한선을 훨씬 넘는 석유 정제품을 밀수입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