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학습권 침해 심각하다 판단…이르면 9월 중 개원" 피해 학부모 190여명, '공립 전환' 서명 도교육청·교육부에 제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6월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의 A 사립유치원을 공립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4일 "지난 3일 건물매입형 공립유치원(이하 매입형유치원) 선정위원회를 열고, A 유치원의 부지와 건물을 사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입형유치원은 요건에 맞는 사립유치원을 매입해 공립유치원으로 재개원하는 사업으로 공립유치원 취학률을 높이고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 2019년 전국적으로 도입된 제도다.
도교육청은 집단 식중독 사고로 A 유치원이 두 달 가까이 폐쇄됐고, 폐쇄가 끝나더라도 현재 원장이 유치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공립 전환을 검토해 왔다.
유치원을 옮기고 싶어도 A 유치원을 다녔다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는 등 원아들의 학습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A 유치원 교사들도 상당수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부모들도 최근 A 유치원의 정상화를 촉구하며 190여명의 서명을 도교육청과 교육부에 제출했다.
도교육청은 학습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달 중 공립으로 개원할 수 있도록 교원 인사 배치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5일 교육부의 매입형유치원 자문위원회의 검토 후, 교육부로부터 매입금액을 받으면 바로 사립인 A 유치원을 폐원하고 공립으로 바꿀 계획이다.
집단 식중독 사고로 피해를 본 원아들은 전환된 공립유치원으로 승계된다.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사안의 심각성, 긴급성을 고려해 신속하게 공립 전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로 구성된 A 유치원비상대책위원회 안현미 위원장은 "현 원장은 진심 어린 사과도 하지 않고 연락조차 안 된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유치원의 정상적인 회복은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학부모는 이 유치원이 공립으로 전환돼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등원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유치원 매입 문제와 별도로 현 원장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은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유치원은 6월 12일 첫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이후 원생 등 118명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고 이 가운데 16명이 합병증인 용혈성 요독 증후군(일명 햄버거병) 진단을 받고 투석치료까지 받으면서 6월 중순 이후 지금까지 폐쇄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