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저런 뒷모습 - 박형준(1966~)
한 손으론 장난감 트럭에 매인 줄을
한 손으론 엄마의 손을 잡고
어린아이가 거리에 서 있다
장난감 트럭에
무엇을 실으려고
아이는
엄마의 손을 잡고
거리에 나왔을까?
저런 뒷모습이
내게 있었을까?

시집 《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창비) 中

어린 시절이란 얼마간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시절로 남아 있습니다. 장난을 치고 새로운 놀이를 개발하고 세상에 없는 이야기들을 지어내고 반복하기도 하고, 저녁이 되면 불현듯 외로워지던 기억도 있습니다. 장난감 트럭에 실은 것들은 다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우리의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요? 기억의 창고 저편에 넣어둔 어린 시절의 기억과 그때의 친구들을 하나둘 정답게 불러내어 봅니다.

주민현 시인(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