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종이신문 위기' 감지한 WSJ, 과감히 디지털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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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어헤드
앨런 애덤슨·조엘 스테켈 지음
고영태 옮김 / 한국경제신문
380쪽│1만8000원
글로벌 기업 30곳 흥망성쇠 분석
매출 하락·경쟁 심화·이미지 추락 등
위험 신호 울릴 때 당장 변화 나서야
앨런 애덤슨·조엘 스테켈 지음
고영태 옮김 / 한국경제신문
380쪽│1만8000원
글로벌 기업 30곳 흥망성쇠 분석
매출 하락·경쟁 심화·이미지 추락 등
위험 신호 울릴 때 당장 변화 나서야

마케팅 솔루션 기업 메타포스 창업자인 앨런 애덤슨과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조엘 스테켈이 함께 쓴 《시프트 어헤드》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다. 이 책은 페이스북, 제록스, GE, CNN 등 여러 산업 기업 30곳의 흥망성쇠에 대한 현실적이고 심층적인 기록이다. 추상적 이론을 억지로 접목하지 않아서 눈에 띈다. 저자들은 해당 기업들의 대표 또는 실무자들을 직접 인터뷰했다.
저자들은 카츠델리카트슨의 전략을 높이 평가한다. 변화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진정한 변화임을 증명한 사례라고 짚는다. 카츠델리카트슨의 변치 않는 정체성, 적절한 인스타그램 활용, 전통의 존중에 대해 “자체 DNA에 매우 충실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됐다. 주제는 크게 세 가지다. 조직의 위기를 알리는 경고의 종류와 그것을 감지하는 방법, 변화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데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 새로운 승리의 전략을 만들어낸 기업의 숨겨진 비결이다.
저자들이 기업 변화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으로 첫손에 꼽은 건 “너 자신을 알라”다. 기업이 스스로 최우선 승부처, 가장 잘하는 분야, 정체성을 분석하지 못하고, 아집에 사로잡히거나 변화란 겉치장만 하면 망한다는 것이다.
![[책마을] '종이신문 위기' 감지한 WSJ, 과감히 디지털 택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7/AA.23290346.1.jpg)
저자들은 기업의 혁신을 위해선 연역이 아니라 귀납으로 변화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정 답을 정해놓고 그것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개별 사안과 환경에 최적화된 답을 찾는 것이다. ‘종이 없는 세상’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실패하고, 포브스미디어가 성공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바뀐 환경을 외면하고 “누구도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도전하지 못한다”는 답만 있는 무조건적인 연역법을 선택했다. 온라인 경쟁과 구독자 감소가 이어지며 결국 폭스에 합병됐다. 포브스미디어는 귀납법 카드를 뽑았다. 회사 안팎의 환경 변화를 냉정히 관찰했다. 온라인 플랫폼과 새로운 콘텐츠 생산 전략에 집중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편했다. 포브스미디어는 여전히 살아 있다.
저자들은 “진정한 변화를 위해선 무엇을 시작하고 중단해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대표적이다. 이 매체는 120년 넘게 경제 보도 분야에서 최고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비결은 온라인 사이트에 대한 과감한 투자였다. 초기 웹사이트에선 종이 신문을 그대로 온라인에 복제하려 했다. 그렇지만 이젠 인쇄판이 온라인 사이트를 따라 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종이 일변도의 구조를 중단했고, 온라인 시대를 선도적으로 이끌기 시작하며 성공했다.
이 책의 결론은 “지킴과 변화란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해진 답은 없다. 필사적인 자기 성찰과 위험 분석이 성공의 길임을 차갑게 전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