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장 측, 감정신청서 3건 재판부 제출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1조원대 재산분할 법정다툼 본격화
최태원(60) SK그룹 회장과 노소영(59)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당사자들의 출석 없이 변론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혼에 따른 양측의 재산 분할이 법정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전연숙 부장판사)는 21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세 번째 변론을 열었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재판은 양측의 소송대리인만 나온 가운데 약 45분 동안 진행됐다.

최 회장 측은 앞서 "직접 소명해야 할 내용이 있는 경우만 직접 법정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노 관장은 지난 4월 열린 첫 변론에 출석한 이후 법정에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날 양측 소송대리인은 재판을 마친 뒤 "오늘 어떤 내용을 다뤘나", "재산목록 제출에 관해 확인이 이뤄졌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비공개 재판이라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재판부는 재산 분할에 대비해 양측의 재산 보유 현황을 정확하게 밝히라고 요구했고, 노 관장 측은 전날 법원에 3건의 감정신청서를 제출했다.

감정신청서는 일반적으로 이혼 소송 중 재산 분할 과정에서 상대방이 제출한 토지나 건물의 시세 확인서 등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제출한다.

이 때문에 최 회장과 노 관장 측이 재산 분할을 두고 본격적인 법정 다툼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최근 각각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김현석(54·사법연수원 20기) 변호사와 전주지법원장을 지낸 한승(57·17기)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변호인단 규모를 키웠다.

이날 재판에는 이들을 포함해 양측에서 각각 3명의 변호인이 출석했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인정하고 성격 차이를 이유로 노 관장과 이혼하겠다고 밝혔고,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양측이 조정에 실패하면서 결국 재판으로 이어졌다.

이혼에 반대해오던 노 관장은 지난해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내면서 3억원의 위자료와 최 회장의 SK㈜ 보유 주식 가운데 42.29%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최 회장은 작년 말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SK㈜ 주식 1천297만주(지분율 18.44%)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42.29%는 현재 시세(주당 25만9천원)로 환산하면 1조4천억여원에 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