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주민 박선화 씨, 자투리 벽지로 접은 봉투 나눔
13만번 접은 희망의 봉투…"코로나로 지친 이에게 기운을"
민원인 발길이 잦은 광주 광산구청 1층에는 누구나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오색봉투가 한가득 쌓였다.

똑같은 디자인이 하나도 없는 1만여 개의 오색 봉투는 자투리 벽지를 손수 접어 상품권 선물이나 용돈을 포장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졌다.

상자 21개에 나눠 담긴 봉투가 광산구청에 도착한 날은 지난 15일.
광산구 송정동에 거주하는 박선화(54)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봉투에 희망을 담아서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박씨는 집안 도배를 하고 남은 알록달록 자투리 벽지로 소일거리 삼아 지난해 선물 받았던 상품권이 담긴 봉투처럼 접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든 봉투를 주변 사람과 나눴고 한결같이 좋은 반응이 돌아왔다.

무작정 지업사를 찾아간 박씨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희망을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가게 주인들은 흔쾌히 자투리 벽지를 내줬다.

하나의 봉투를 완성하기까지는 벽지를 자르고 풀칠하는 일을 제외하고도 평균 13번 종이를 접는 손길이 들어간다.

광산구청에 전달된 1만여 개의 봉투를 만드는 동안 13만 차례가량 품이 들어간 셈이다.

박씨는 자투리 벽지를 제공해준 지업사 주인들에게도 가게 홍보에 쓰라며 500여 개의 봉투로 보답했다.

광산구는 봉투를 무료로 나누는 구청 1층 현장에 박씨, 기부에 도움을 준 지업사 이름을 게시해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박씨는 "봉투를 접으면서 좋지 않았던 건강도 많이 회복했다"며 "봉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저처럼 기운을 얻어 더 나은 내일을 꿈꾸기 바란다"고 19일 말했다.

봉투가 필요한 단체에는 따로 기부하겠다는 뜻을 박씨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