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지역 농민이 우연히 효과 확인해 군청에 공급 제안

충북 단양군의 한 농민이 포충기를 활용해 매미나방을 대량 포획해 퇴치했다며 포충기 공급을 군에 제안한 사실이 알려졌다.

단양읍 장현리의 한석원(58) 이장은 최근 자신의 집 마당에 포충기를 설치했다가 무릎을 쳤다.

"30분 만에 한가득…매미나방 대량 포획에 포충기가 제격"
매미나방 포획 효과를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는 밤에 마늘 택배 작업을 하려고 불을 켰다가 달려드는 매미나방에 신경이 곤두섰다.

이때 6년 전 고추 담배나방을 잡으려고 구매한 포충기를 떠올렸다.

이 포충기는 빛으로 해충을 유인해 포집하는 장비로 알려졌다.

창고에서 꺼내 가동한 지 30분도 안 돼 거짓말처럼 매미나방이 사방에서 수도 없이 날아들었고, 이내 포충기 포대가 부풀었다.

포충기는 빨려 들어가면 밖으로 나올 수 없는 구조다.

그는 사흘간 장비를 가동한 결과 효과 만점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30분 만에 한가득…매미나방 대량 포획에 포충기가 제격"
한 이장이 산림과 주민 생활에 피해를 주는 매미나방을 많이 잡아 없앴을 수 있는 획기적인 장비라고 군에 제안한 배경이다.

그는 14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매미나방을 잡기 위해 산림에 살충제를 뿌리면 벌이 없어져 생태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포충기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장비를 어디에 설치할지, 포획한 매미나방은 어떻게 치울지 등에 대해 군이 고민하고 매뉴얼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한 이장이 사용한 것과 같은 제품 17대를 먼저 사들여 읍·면에 제공한 데 이어 같은 기능의 포충기 100대를 추가 주문했다.

군은 지난해 7월 재난 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매미나방의 도심 출몰로 방제에 곤욕을 치른 뒤 11월부터 알집 제거 등 집중 방제 작업을 벌여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