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핀테크 기업 등 72곳 참여
하루 평균 이용 건수 659만 건
경제활동인구 70% 이상 사용
초반 흥행은 ‘성공적’
오픈뱅킹 전산망 운영을 총괄하는 금융결제원은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오픈뱅킹 세미나’에서 6개월간의 운영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달 말 기준 오픈뱅킹 가입자는 2032만 명, 등록 계좌는 4398만 개로 집계됐다. 경제활동인구(2821만 명)의 72%가 쓰는 셈이다. 여러 업체에 중복 가입한 사례를 포함하면 가입자는 4096만 명, 등록 계좌는 6588만 개에 이른다.반 년 동안 오픈뱅킹의 누적 이용건수(API 이용 기준)는 10억5000만 건으로, 하루 평균 659만 건꼴이다. 차병주 금융결제원 전자금융부장은 “한국보다 앞서 2018년 1월 오픈뱅킹을 시작한 영국은 하루 평균 이용건수 650만 건을 돌파하기까지 1년8개월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오픈뱅킹은 은행이 폐쇄적으로 운영하던 지급결제 전산망을 저렴한 수수료로 개방한 것이 핵심이다. 현재 은행과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등 72곳이 참여하고 있다. 이용 승인을 받고 서비스를 준비 중인 기업도 118개에 달한다. 은행 앱에선 잔액 조회(84.5%), 핀테크 앱에선 출금 이체(82.5%) 기능이 많이 쓰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쓰임새 넓히고 보안 우려 해소해야”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은 오는 12월부터 오픈뱅킹을 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저축은행·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등 7개 서민금융기관과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NH투자 등 17개 증권사가 참가 신청서를 냈다. 카드사들은 참여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오픈뱅킹을 2금융권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금융연구원이 오픈뱅킹 이용자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71.3%를 기록했다. 다만 “조회·이체 외 별다른 추가 기능이 없다”(32.4%)거나 “개인정보 보안이 우려된다”(57.9%)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오픈뱅킹이 초반 안착에 성공한 데는 정부와 대형 은행이 주도한 ‘가입자 유치전’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다. 은행들은 당국의 오픈뱅킹 활성화 기조에 맞춰 고가 경품에 수수료 면제까지 내걸고 이용자 확보에 열을 올려 왔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오픈뱅킹의 편의성을 소비자와 이해관계자들이 체감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