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시행에 '우산 혁명' 주역마저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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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선 로 전 데모시스토당 대표 해외로 망명
미국 홍콩총영사 "야권 인사들과도 교류 지속"
중국은 홍콩보안법 집행기구 수장 임명
인민일보 "국가 안보 수호와 개인 자유 보장은 일치"
미국 홍콩총영사 "야권 인사들과도 교류 지속"
중국은 홍콩보안법 집행기구 수장 임명
인민일보 "국가 안보 수호와 개인 자유 보장은 일치"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네이선 로 전 데모시스토당 주석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을 피해 해외로 망명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미 상원은 하원에 이어 만장일치로 홍콩보안법 시행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과 거래하는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제재와 국제사회 우려에도 중국 중앙정부는 이날 홍콩보안법 집행을 담당하는 신설 국가안보처 수장에 정얜숑 광둥성 공상당 상무위원회 사무총장을 선임하면서 법 집행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조슈아 웡 등과 함께 2014년 79일 동안 이어진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을 이끈 인물이다. 2016년 홍콩 입법회 선거에서 당선됐으나 의원 선서식에서 홍콩 기본법에 부합하는 의원선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지난 1일부터 본격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의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등을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홍콩 온라인에서는 네이선 로, 조슈아 웡 등 홍콩보안법 시행 후 체포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화 인사 54명의 명단이 담긴 '블랙리스트'가 돌기도 했다.
데모시스토당은 지난달 30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자 해체를 선언했다. 로 전 주석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는 중국이 갈수록 독재 국가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창문'과 같다"며 "국제사회는 중국 문제에 접근할 때 경제적 이익보다 인권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핸스컴 스미스 홍콩주재 미국 총영사는 홍콩보안법 체제 하에서도 야권 인사들과 교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스미스 총영사는 "우리는 외교관으로서 전반적으로 관계를 맺는다"며 "친중 인사들도 만나는 것도 결탁인가. 왜 야권 인사들과 만나는 게 결탁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미국의 개입은 없다고 부인하면서, 일각의 이런 지적에 대해 "외국의 희생양을 탓함으로써 진짜 문제에서 시선을 돌리려는 노력이다. 중국이 그만큼 불안함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스미스 총영사는 "공포와 자기검열에 따른 으스스한 분위기는 홍콩보안법에 따른 비극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야권 인사들이 홍콩을 떠나거나 단체 해산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홍콩보안법 때문에 강압·위협감을 느낀다는 건 끔찍한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뤄 주임은 칭하이성과 산시성에서 공산당 당서기를 지냈다. 홍콩 근무 경력은 없지만 올초 홍콩 내 중국 최고기구인 홍콩 주재 중국연락판공실 주임에 임명됐다.
당시 뤄 주임의 임명을 놓고 홍콩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자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인사들과 친한 ‘홍콩통’들을 물갈이하고 뤄 주임을 통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콩 국가안전위원회는 홍콩 내 반정부 활동 등 국가 안전 관련 업무를 수립, 평가, 조정하는 기구다. 홍콩정부 경무처(경찰), 율정사(법무) 등 다른 부처 수장도 참여한다.
중국 정부는 신설 기구인 홍콩 주재 국가안전처 처장에 정엔숑 중국 공산당 광둥성 상무위 사무총장을 임명했다. 홍콩과 가까운 광둥 출신으로 인민일보 화남지사, 광둥성 선전부 부부장, 광둥성 정책연구실 주임 등을 맡으며 줄곧 광둥 지역에서 근무했다.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감시·처벌하는 업무 부처 수장에 지역통을 임명했다는 평가다.
정 신임 처장은 2010년 광둥성 산웨이시 당서기 시절 토지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시민들을 강경 진압하며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유출된 동영상에서 그는 마을 사람들과 외국 매체가 결탁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법안 통과와 관련, 홍콩의 자치권 침해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해 양당이 압도적인 초당적 지지를 보낸 드문 사례라고 전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홍콩보안법의 당위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일 1면 논평을 통해 "홍콩보안법은 홍콩 주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한다"며 "시위대의 폭력적인 행위로 침해받은 홍콩인의 신체 안전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것과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일치한다"며 "홍콩보안법에도 인권을 보장하고, 존중한다는 내용이 강조돼 있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미국을 겨냥해 "미국은 홍콩을 게임 속 카드로 여기고 있다"며 "중국은 이에 끝까지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희생해 홍콩과 중국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면서 "미국도 홍콩과의 교역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고, 달러의 위상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이런 제재와 국제사회 우려에도 중국 중앙정부는 이날 홍콩보안법 집행을 담당하는 신설 국가안보처 수장에 정얜숑 광둥성 공상당 상무위원회 사무총장을 선임하면서 법 집행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해외에서 홍콩 지지 활동 계속"
SCMP에 따르면 네이선 로 전 주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이미 홍콩을 떠났으며, 국제적 차원에서 홍콩에 대한 지지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의 행방과 상황에 대해 너무 많이 밝히지는 않겠다"고 썼다.그는 조슈아 웡 등과 함께 2014년 79일 동안 이어진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을 이끈 인물이다. 2016년 홍콩 입법회 선거에서 당선됐으나 의원 선서식에서 홍콩 기본법에 부합하는 의원선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지난 1일부터 본격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의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등을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홍콩 온라인에서는 네이선 로, 조슈아 웡 등 홍콩보안법 시행 후 체포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화 인사 54명의 명단이 담긴 '블랙리스트'가 돌기도 했다.
데모시스토당은 지난달 30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자 해체를 선언했다. 로 전 주석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는 중국이 갈수록 독재 국가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창문'과 같다"며 "국제사회는 중국 문제에 접근할 때 경제적 이익보다 인권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핸스컴 스미스 홍콩주재 미국 총영사는 홍콩보안법 체제 하에서도 야권 인사들과 교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스미스 총영사는 "우리는 외교관으로서 전반적으로 관계를 맺는다"며 "친중 인사들도 만나는 것도 결탁인가. 왜 야권 인사들과 만나는 게 결탁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미국의 개입은 없다고 부인하면서, 일각의 이런 지적에 대해 "외국의 희생양을 탓함으로써 진짜 문제에서 시선을 돌리려는 노력이다. 중국이 그만큼 불안함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스미스 총영사는 "공포와 자기검열에 따른 으스스한 분위기는 홍콩보안법에 따른 비극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야권 인사들이 홍콩을 떠나거나 단체 해산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홍콩보안법 때문에 강압·위협감을 느낀다는 건 끔찍한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 홍콩보안법 집행기구 수장 임명
중국 정부는 홍콩보안법에 따라 홍콩에 신설하는 국가안전위원회(위원장 홍콩행정장관) 중국 측 보좌관으로 뤄후이닝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 주임을 임명했다. 뤄 주임은 캐리 람 홍콩행정장관과 함께 홍콩 내 반중국 활동을 감시·처벌하는 업무를 하게 된다.뤄 주임은 칭하이성과 산시성에서 공산당 당서기를 지냈다. 홍콩 근무 경력은 없지만 올초 홍콩 내 중국 최고기구인 홍콩 주재 중국연락판공실 주임에 임명됐다.
당시 뤄 주임의 임명을 놓고 홍콩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자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인사들과 친한 ‘홍콩통’들을 물갈이하고 뤄 주임을 통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콩 국가안전위원회는 홍콩 내 반정부 활동 등 국가 안전 관련 업무를 수립, 평가, 조정하는 기구다. 홍콩정부 경무처(경찰), 율정사(법무) 등 다른 부처 수장도 참여한다.
중국 정부는 신설 기구인 홍콩 주재 국가안전처 처장에 정엔숑 중국 공산당 광둥성 상무위 사무총장을 임명했다. 홍콩과 가까운 광둥 출신으로 인민일보 화남지사, 광둥성 선전부 부부장, 광둥성 정책연구실 주임 등을 맡으며 줄곧 광둥 지역에서 근무했다.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감시·처벌하는 업무 부처 수장에 지역통을 임명했다는 평가다.
정 신임 처장은 2010년 광둥성 산웨이시 당서기 시절 토지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시민들을 강경 진압하며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유출된 동영상에서 그는 마을 사람들과 외국 매체가 결탁했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는 홍콩보안법 관련 중국 관리와 거래하는 은행 제재법 통과
한편 미 상원은 2일(현지시간) 중국의 홍콩 자치권 침해에 협력하는 은행들을 제재하는 내용 등이 담긴 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 남겨놓고 있다. 법안에는 홍콩보안법을 시행하는 중국 관리들과 거래하는 은행에 불이익을 주는 내용이 담겼다. 홍콩 자치권 침해를 돕는 단체 및 그들과 거래하는 금융기관도 제재를 받게 된다.로이터통신은 법안 통과와 관련, 홍콩의 자치권 침해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해 양당이 압도적인 초당적 지지를 보낸 드문 사례라고 전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홍콩보안법의 당위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일 1면 논평을 통해 "홍콩보안법은 홍콩 주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한다"며 "시위대의 폭력적인 행위로 침해받은 홍콩인의 신체 안전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것과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일치한다"며 "홍콩보안법에도 인권을 보장하고, 존중한다는 내용이 강조돼 있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미국을 겨냥해 "미국은 홍콩을 게임 속 카드로 여기고 있다"며 "중국은 이에 끝까지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희생해 홍콩과 중국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면서 "미국도 홍콩과의 교역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고, 달러의 위상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