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비스 혁신 기대되는 '온택트' 시대
날이 점점 더워지니 아빠는 어느 날 빙수 생각이 간절했다. “빙수 어때?”라고 메시지를 보내니, 딸은 답 대신 질문을 보냈다. “빙수의 3요소가 뭘까요?”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하는 딸아이의 이런 질문에 서비스 경영을 전공한다는 교수인 아빠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얼음, 팥, 찰떡”이라고 했다. 딸은 “얼음, 연유, 배달”이란다. 딸의 안중에는 팥은 없었고 대신 딜리버리가 있었다. 아빠는 빙수라고 하면 역시 팥빙수라며 가수 윤종신의 팥빙수 노래 멜로디를 떠올렸다.

누가 고객이냐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는 달라지고 또 그래야 한다. 서로 기대가 다르고 경험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각각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빙수와 딜리버리의 만남 그리고 배달 앱이 제공하는 일련의 이벤트와 마일리지, 쿠폰 서비스 등을 생각하면 분명 빙수라는 상품도 중요하지만, 그 빙수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서비스 역시 가치 창출의 핵심 요소라고 하겠다.

서비스의 특징은 고객이 서비스 과정에 존재한다는 데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런 만남의 방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대면 접촉(contact)보다는 비대면 접촉(untact)을 더 많이 한다.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문하기, 모바일 뱅킹으로 결제하기, 배달 앱으로 치킨 주문하기, 인공지능(AI) 챗봇과 대화하는 콜센터 이용하기 등이 언택트의 사례라고 하겠다.

빙수 배달을 주문할 때 현관문 앞에 두고 가라는 요청을 하면, 그렇게 하고 문자로 알려주니 주문부터 배달까지 서비스 제공자와 전달자는 만날 기회가 전혀 없지만, 고객은 서비스 이용의 처음부터 끝까지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다. 그러니 이런 서비스는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의 연결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온택트(ontact)’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온택트는 비대면인 언택트에 온라인을 통한 연결(on)을 더한 개념으로, 이미 가요계에선 새로운 방식의 공연 콘텐츠이자 콘서트의 새로운 시대를 창조한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방방콘)’나 SM엔터테인먼트의 세계 최초 온라인 전용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가 온택트의 사례다. 이는 K팝 스타의 공연을 보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을 팬덤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 혁신이라고 하겠다.

4차 산업혁명 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다양한 서비스 혁신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팬데믹 현상은 이런 변화를 앞당긴 계기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증강현실(AR) 기술이나 실시간 소통과 같은 새로운 방식은 콘서트는 물론 일상의 배달 서비스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제 우리는 디지털 혁신이 서비스와 만나는 일상을 조금 더 자주 경험하게 될 것이며, 이를 위한 서비스 기업의 혁신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