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까치군단 고공비행 이끄는 양동현·권순형·김영광
'기죽지 말고 앞으로!'…성남FC 분위기 잡는 '100세 트리오'
무패 행진이 허무하게 끝났지만, 프로축구 성남FC 훈련장 분위기는 여전히 밝고 뜨겁다.

바탕에는 나이가 도합 100살이 넘는 베테랑 트리오의 푸근한 리더십이 있다.

시즌 초 '돌풍의 팀'으로 주목받던 성남은 하나원큐 K리그1 2020 지난 5라운드 홈 경기에서 대구FC에 1-2로 졌다.

김남일 감독 부임 뒤 이어오던, 개막 4경기 무패 기록도 깨졌다.

패배라는 결과보다 경기 내용은 더 허무했다.

대구의 강한 전방 압박 앞에 제 플레이를 거의 펼쳐 보이지 못한 성남의 경기력은 분명 팬들이 실망스러워할 수준이었다.

이번 주말 6라운드에서 맞붙을 상대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울산 현대다.

자칫 2연패에 몰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지만, 훈련장 분위기는 대구전 패배 전과 마찬가지로 활기차다.

'기죽지 말고 앞으로!'…성남FC 분위기 잡는 '100세 트리오'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양동현(34)과 미드필더 권순형(34), 골키퍼 김영광(37)의 묵직하면서도 친근한 리더십 덕에 젊은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앞만 바라보며 훈련에 집중한다는 게 성남 관계자 전언이다.

최고참 김영광은 골키퍼 훈련이 끝나면 후배 필드 플레이어들이 훈련하는 쪽으로 다가가 함께 몸을 풀거나 족구 등 미니게임에 참여하며 후배들과의 간격을 스스로 좁히고 있다.

김영광은 "요즘 후배들은 당돌하면서도 자신감이 있다"면서 "우리 베테랑들이 후배들한테 맞춰 가야 한다.

'삼촌' 소리 듣는 것보다는 '형님' 소리가, '형님' 소리 듣는 것보다는 '형'이라고 불러 주는 게 낫더라"라고 말했다.

다소 엉뚱하면서 외향적인 양동현과 조용한 권순형은 훈련 때 늘 붙어 다니며 무게를 잡으면서도 후배들에게 먼저 농담을 걸며 밝은 분위기를 만든다.

성남 주장은 서보민이지만 그가 부상을 입어 부주장 연제운(26)이 주장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

'기죽지 말고 앞으로!'…성남FC 분위기 잡는 '100세 트리오'
성남 관계자는 "선후배 사이에서 신망이 높은 연제운이 먼저 분위기를 활기차게 띄우면, 베테랑 세 명이 나름의 노하우로 이 분위기를 이어가게 만든다"고 전했다.

이들 베테랑은 실력 면에서도 '김남일 까치군단'의 핵심이다.

양동현은 올 시즌 팀 내 최다인 3골을 기록 중이며, 권순형이 후방에서 뿌리는 정확한 전진 패스와 중거리 슈팅은 성남의 중요한 공격 옵션이다.

매 경기 슈퍼세이브로 성남을 실점 위기에서 구해내는 김영광의 팀 기여도는 '절대적'인 수준이다.

울산을 잡아낸다면 현재 4위(승점 8)로 고공비행을 하는 성남 까치의 날갯짓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 '100세 트리오'의 활약이 중요하다.

성남과 울산이 펼칠 6라운드 맞대결은 오는 13일 오후 4시 30분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