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온라인 판매…한국만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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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 이미 흔해진 언택트 車 구매
테슬라는 아예 온라인으로만 판매
현대·기아차는 노조가 '브레이크'
비대면 거래시대 '나홀로 역주행'
테슬라는 아예 온라인으로만 판매
현대·기아차는 노조가 '브레이크'
비대면 거래시대 '나홀로 역주행'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유럽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판매 시스템(사진)을 개발하고 있다. 하반기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언택트 판매 경로를 확보하자는 차원이다. 기아차는 상반기에 중국 내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인도, 호주, 러시아 등에서 이미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수입차 브랜드인 지프는 지난 3월부터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개설했다. 지금까지 전체 계약의 약 10%가 온라인에서 이뤄졌다. BMW는 ‘샵 온라인’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판매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차종은 샵 온라인에서만 살 수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와 인피니티, 폭스바겐 등도 온라인으로 견적을 내거나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 사전계약을 온라인으로 받았다. 당시 사전계약 대수의 약 17%가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리스펙 코란도, 티볼리 출시에 맞춰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차량 30만원 할인권을 10만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회사 관계자는 “언택트 판매 결과 두 모델의 판매량이 전달보다 각각 32%와 44% 증가했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국내에서 온라인으로 차량을 팔기 위한 준비조차 못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선 온라인 판매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노조 반발에 밀려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늘면 전시장 수를 더 늘리지 않아도 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자에게 더 싼 가격에 차를 팔 수도 있다.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5% 이상 차를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노조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이나 홈쇼핑을 통해 차를 살 수 있게 되면 자신들의 판매 실적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판매노조는 수시로 자동차의 온라인 및 홈쇼핑 판매를 저지해야 한다고 각 지점 조합원을 독려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시도했다가 판매노조가 파업이라도 벌이면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시대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업체들이 모두 온라인 판매를 준비하고 있는데 현대차와 기아차가 이런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하면 자칫 국내외 시장 일부를 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언젠가는 온라인 판매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노조 반발을 고려해 시도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판매노조원은 7800여 명으로 전체 조합원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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