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오프라인 회의' 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예상되는 트렌드 변화와 기존 롯데그룹의 사업 성장성을 철저히 분석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라”고 지시했다.

20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주요 임원들과 함께 ‘주간회의’를 열었다. 코로나19 탓에 일본에 발이 묶여 있었던 그는 두 달여 만에 처음 ‘오프라인’으로 주간회의를 주재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코로나19 위기만 잘 넘기면 된다는 식으로 안일하게 여겨선 안 된다”며 “새로운 시대에는 우리가 쌓아온 경쟁우위가 힘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장성이 큰 분야에 투자를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를 ‘위기’로만 여기지 말고 ‘기회’로 돌려세워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3월 일본에 머물며 진행한 화상회의 때도 그는 “코로나19가 몰고 오는 변화에 대비해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사업 전환)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우라”고 지시한 바 있다. 회의 때마다 반복적으로 “사업 구조와 그룹의 체질을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위기 때마다 ‘승부수’를 던져 성공한 경험이 있다. 롯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해외 진출을 통해 재계 5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 당시와 다르게 지금은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가 동반 실적 부진에 빠져 있다. 현금 동원 능력이 과거보다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처럼 사업을 확장하기엔 부담이다.

신 회장은 코로나19가 몰고 온 ‘언택트(비대면) 근무’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달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 본인이 일본에서 머물 때와 자가격리 기간에 재택근무를 하면서 화상회의를 많이 한 영향이다. 그는 “비대면 회의나 보고가 생각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이었다”며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사업장에선 화상회의를 통해 현장 목소리를 듣는 식으로 자주 소통해달라”고 말했다. 또 자신부터 앞으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를 좀 더 자주 할 것을 약속했다.

신 회장은 “위기를 돌파하고 이겨내겠다는 의지와 도전정신, ‘위닝 스피릿(winning spirit)’이 전 임직원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라며 “구성원 모두가 미래성장을 위해 준비하자”고 독려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