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비만' 지적엔 "정신적 문제 많아"…펜스, 복용않는다면서도 트럼프 방어
말라리아약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연구 방해한다는 지적도…나바로 "가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말라리아 치료제를 복용 중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 이 약의 평판이 좋고 추가적 안전을 제공한다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방어에 나섰다.

트럼프, 말라리아약 복용 논란에 "평판 훌륭하고 추가안전 제공"(종합)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일주일 넘게 매일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약이어서 논란을 낳았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이것(이 약)이 추가적 수준의 안전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약에 우호적인 많은 의사에게 물어보면 된다.

많은 최전선의 노동자가 이 약이 없으면 그곳(일터)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개인적으로 해야 할 결정"이라며 "그러나 이것은 훌륭한 평판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에서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해 "병리학적으로 비만하다"고 발언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을 향해 정신적 문제가 많다고 쏘아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나이(만 73세)와 비만을 언급하며 "과학자가 승인하지 않은 어떤 것을 복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녀에게 반응하지 않는다.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펠로시는 병든 여자다.

정신적으로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말라리아약 복용 논란에 "평판 훌륭하고 추가안전 제공"(종합)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지 않는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엄호했다.

그는 "내 주치의는 이를 권고하지 않았지만 나는 의사 조언을 받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미국인이라도 똑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약 복용 발언에 관해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식품의약국(FDA)은 의사가 적절하다고 여길 경우 이 약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처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 약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례도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뒤 "모든 미국인과 의사가 가장 광범위한 치료와 약품에 완전히 접근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해야 할 시점이다.

이것이 FDA가 초기에 승인한 이유"라고 말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이 약을 복용하기 전에 의사와 상담해 처방을 받아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낙관론을 갖고 바라본 약품이라는 점을 꽤 폭넓게 언급해 왔다"며 "그럼에도 그는 의사와 함께 내려야 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고 방어했다.

오히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언론의 부정적 보도가 이 약에 대한 연구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구진이 미국의사협회 저널에 투고한 서한 초안을 통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부정적인 언론 보도가 이 약의 임상시험 신청자 수 감소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약이 입원 환자들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부정적 여파를 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이날 인터뷰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언론의 히스테리 전쟁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가"라고 자문한 뒤 "만약 이 약의 예방적, 치료적 가치를 입증하는 과학적 증거가 나온다면 그 답은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바로 국장은 "가짜뉴스와 엉터리 보도로 병원에서 하이드록시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치료법을 옹호하는 것도 모자라 몸소 시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함을 지적하는 미 언론의 비판도 이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데이나 밀뱅크는 "트럼프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좋아한다면 그는 낙타 오줌도 사랑할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혼란, 공격성, 특이 행동, 불안정, 편집증, 모발색 변화 등 이 약의 부작용을 이미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전업 실험동물', '국립 기니피그'로 봉사함으로써 자신의 재능을 활용할 수 있다"고 비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의 검증되지 않은 코로나19 민간 치료법을 따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