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 시설개량 추진에 주민들 반발…사업 구간 전체로는 196그루 제거돼

국보 제205호인 충북 충주 충주시 중앙탑면 충주고구려비(중원고구려비) 인근 마을 주민들이 충북도의 599호선 지방도 확장사업에 반대하고 나섰다.

19일 충북도에 따르면 250억원을 들여 2025년까지 충주 탑평∼가흥(6.6㎞) 599호선 지방도 시설개량 공사를 벌이기로 하고 실시설계 절차를 밟고 있다.

착공 시점은 올해 연말이다.

도는 주민설명회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충주기업도시를 연결하는 구간으로, 도로 폭이 협소하고 대형차량 통행이 잦아 사고 우려 등에 따른 시설개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업 요지는 설계속도 60km의 시설 기준에 맞추기 위해 굴곡이 심한 구간을 개량하고, 차도 폭 확장과 중앙선 설치 등을 통해 도로 폭을 8m에서 10m로 늘리는 것이다.

"충주 중원고구려비 인근 40년생 느티나무 터널 훼손 안 돼"
공사를 추진하려면 중원고구려비 인근 명물인 '느티나무 터널'의 40년생 느티나무 62그루 중 절반을 베어내야 한다.

느티나무는 충주댐 준공(1985년) 이전에 식재됐다.

사업 구간 전체로는 벚나무 등 30∼40년생 아름드리나무 507그루 중 196그루를 제거해야 한다.

도는 새로운 가로수 식재를 대안으로 내놨지만, 지역 주민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599호선 아래에 있는 옛 도로를 활용해 1개 차로를 개설하거나 기존 가로수 보호를 위해 사업 구간을 아예 4차로로 개설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는 그러나 가로수를 존치한 채 '분리 도로'를 만드는 것은 예산 문제에 앞서 한국수자원공사, 문화재청과의 협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대 8개 마을 주민들은 사업 반대 서명을 추진, 조만간 도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탑면 가흥리의 서강희 이장은 "길을 2m 더 넓히려고 지역 명물까지 훼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단천마을 입구의 위험한 경사로 삼거리 등 불편은 감수할 수 있어도 이 사업은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 관계자는 "민원 사항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