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0회 2사 만루서 대타로 출전해 결승 적시타
허벅지 부상에도 상대 투수 흔들며 맹활약
존재만으로 빛난 NC 양의지, 기 싸움에서 SK 눌렀다
야구는 멘털 스포츠라 불린다.

기세를 탄 팀은 상대를 손쉽게 제압하며 경기를 지배하지만, 기 싸움에서 밀린 팀은 자멸하기 일쑤다.

15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전이 그랬다.

NC는 SK를 기 싸움에서 눌렀다.

NC 다이노스 주장 양의지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10일 LG 트윈스전에서 주루 플레이를 하다 다친 오른쪽 허벅지 문제 때문이었다.

부상 상태는 심하지 않았지만, NC 이동욱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양의지에게 휴식을 줬다.

경기 흐름은 예상과 다르게 전개됐다.

NC는 2-1로 승리를 눈앞에 둔 9회 말에 동점을 허용해 연장전에 들어갔다.

NC는 우여곡절 끝에 연장 10회 초 2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이때 이동욱 감독은 컨디션이 나쁜 양의지를 대타로 내세웠다.

양의지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상대 팀 투수 서진용을 기 싸움에서 눌렀다.

서진용은 최근 2년 연속 타율 0.350 이상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도 타율 0.313의 좋은 성적을 내는 양의지를 상대로 큰 압박감을 느낀 듯했다.

서진용의 초구는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났다.

두 번째 던진 공도 비슷했다.

양의지는 이런 서진용을 손쉽게 제압했다.

가운데 몰린 3구째 공을 가볍게 쳐서 중견수 방면으로 굴러가는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존재만으로 빛난 NC 양의지, 기 싸움에서 SK 눌렀다
경기 후 양의지는 '기 싸움에서 이긴 것 아닌가'라는 말에 "나도 매우 긴장했다"며 "운 좋게 안타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결정적인 상황에서 활약한 적이 별로 없어 동료들에게 미안했다"며 "이제야 짐을 조금 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NC는 이날 승리로 4연승을 기록하면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주장 양의지는 "팀 분위기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방심하면 안 된다"며 "언젠간 팀 분위기가 떨어질 때가 오는데, 그때 잘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선수들의 자세는 많이 바뀐 것 같다"며 "그동안 뒤지는 경기에선 선수들이 빨리 포기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젠 끝날 때까지 악착같이 하더라. 의미 있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