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재개 우려 파우치 발언에 불쾌감…므누신 "경제재개 너무 늦으면 파괴돼" 3천600조원 추가 구제안에 트럼프 "오는 즉시 사망", 펠로시 "가치 있어" 대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경제활동과 학교 조기 재개가 위험할 수 있다는 핵심 보건 당국자의 경고에 대해 "특히 학교에 관한 한, 내겐 그건 받아들일 수 있는 답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 및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와 면담한 자리에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핵심 구성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전날 상원 청문회 증언에 대해 "이 대답에 사실 놀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전날 청문회 화상 증언에서 각 주나 도시가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조급하게 문을 열면 발병 사례 급증을 볼 수 있다면서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 재개와 관련, 학교는 조심스럽게 개교해야 하며 일부 지역은 가을에 개교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나라를 열고 있다.
사람들은 그걸 열기를 원한다"며 "학교들은 문을 열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주(州)들이 학교를 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주지사들에게 "나는 학교를 절대로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학교가 문을 열지 않으면 그들의 주는 열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각급 학교의 등교 시작은 국가가 정상화하고 있다는 가시적인 신호이자 부모가 모두 출근해 경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경제 회복 드라이브를 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학교 재개가 중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방침에 빗장을 건 파우치 소장의 발언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낸 셈이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없이도 코로나19가 사라질 수 있다고 한 트럼프 발언에 대해서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날 말하기도 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자로서 소임을 강조하며 직언을 마다하지 않은 파우치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왔다.
지난달 12일에는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행정부가 발병 완화 조치를 더 일찍 했다면 많은 생명을 살렸을 것이라고 하자 '파우치를 잘라라'(FireFauci)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트윗을 리트윗해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우리가 마이너스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준 수장으로서 실적이 좋아졌지만, 금리에 대해서는 여전히 파월 의장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싱크탱크 화상연설에서 마이너스 금리와 관련, "그것은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조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하원이 제안한 3조 달러(약 3천600조원) 규모의 추가 예산법안에 대해 "백악관 도착 즉시 사망"이라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민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며 추가 구제법안을 재차 옹호하고 나섰다.
이 법안은 봉쇄기간 동안 경찰관과 소방관 등 필수 노동자 해고를 피하기 위한 주 및 지방 정부 지원금 약 1조 달러를 포함하고 있다.
미국민에 대한 1천200달러 추가 현금 지급, 실업수당 연장, 더 많은 코로나19 검사 등에도 쓰인다.
오는 15일 하원 표결 가능성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아직 추가 예산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초당파적 정신에 안 맞는 매우 당파적 (법안)"이라며 정부가 향후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지만 "이번 주나 다음 주처럼 그렇게 서두르지 않겠다.
시간을 가지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경제를 천천히 열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너무 오래 기다릴 위험이 있고, 그로 인한 미국 경제 파괴 위험과 건강에 대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또 2분기 경제가 "매우 나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제가 안전하게 재개되면 그 다음 분기들은 나아질 것이며 내년이면 "위대한 경제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이날 한국에서 다량의 코로나19 검사 진단키트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검사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9만5천건의 검사를 했으며 잘 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서 조달한 이들 도구로 검사를 진행해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콜로라도주는 주미 한국대사관의 지원 등을 통해 한국 업체로부터 10만회 이상 분량의 검사 키트를 확보했다.
캐나다가 13일(현지시간)부터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한다고 12일 밝혔다.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미국으로 들어 오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이날 자정부터 25% 관세를 발효한 데 대한 맞불 조치다. 도미닉 르블랑 연방 재무장관은 미국의 관세 발효 하루 뒤인 13일부터 이 조치를 발효한다고 설명했다.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달 포고문에 따라 수입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과 파생 제품에 25% 관세를 이날부터 부과했다.캐나다는 미국에 철강과 알루미늄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로 이날 관세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을 국가로 꼽힌다.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국 중 캐나다(71억4000만달러·2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캐나다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고율관세를 두고 미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가 자동차를 비롯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품목은 내달 2일까지 25% 관세 적용을 유예한 상태다.캐나다 정부는 1단계 대응 조치로 300억 캐나다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뒤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앞서 유럽연합(EU)도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 발효에 맞대응해 4월부터 280억달러(약 41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시장이 안도했다.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예상치(2.9%)를 소폭 밑도는 수치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2%로 예상치(0.3%)보다 낮았다.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3.1%, 전월 대비 0.2% 상승해 각각 시장 예상치(3.2%·0.3%)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이번 CPI 발표는 오는 18~1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나온 마지막 주요 경제 지표다. 물가 상승 압력이 약화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PI 발표 직후 6월 FOMC에서 첫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68.5%에서 74.2%로 상승했다.리처드 플린 찰스슈왑 전무이사는 “Fed의 2%대 인플레이션 목표를 고려할 때 이번 수치는 금리 인하를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주거비와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예상보다 낮은 물가 상승률이 경기 둔화 신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미국 고용 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 둔화와 기업들의 투자 위축이 겹치면서 ‘연착륙’이 아니라 ‘R(경기 침체)의 공포’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제프리 로치 LPL파이낸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압력이 빠르게 완화되는 것은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이 약해지고 수요가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