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사람들은 전염병 공포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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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테마전 '조선, 역병에 맞서다'
코로나19로 혼란을 겪고 있는 지금, 조선 시대 사람들은 전염병 공포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돌아보는 전시가 마련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테마전 '조선, 역병에 맞서다'를 다음 달 21일까지 상설전시실 1층 중근세관 조선2실에서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1부 '조선을 습격한 역병'에서는 조선 시대 유행한 대표적인 전염병을 소개하고 역병에 희생된 사람들과 역병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두창(痘瘡·천연두)으로 죽은 아이들의 묘지명, 조선 중기 예학자 정경세(1563∼1633)가 두창에 걸려 죽은 아들을 기리며 쓴 제문(祭文)이 전염병의 참상과 슬픔을 전한다.
노론 대표학자 이재(1680∼1747)는 두창에 걸린 두 손자를 치료해 준 의원의 의로움과 뛰어난 의술에 감사하는 시를 남겼다.
1774년(영조 50년) 제작된 '등준시무과도상첩'에 수록된 김상옥, 전광훈, 유진하의 초상화에서는 두창 흉터가 확인된다.
수록된 18인 중 세 명에게 흉터가 있을 만큼 조선 시대에 두창이 만연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역병을 이겨낸 희망의 메시지도 전한다.
2부 '역병 극복에 도전하다'에서는 17세기 초 온역(溫疫·티푸스성 감염병), 18세기 홍역 등 새로운 감염병 출현에 대응한 조정의 노력을 조명한다.
1613년 광해군의 명으로 허준이 편찬한 '신찬벽온방'(보물 1087호·허준박물관 소장)은 1612∼1623년 조선 전역을 휩쓴 온역에 대응한 일종의 지침서다.
허준은 이 책에서 전염병 원인으로 자연의 운기 변화, 돌림병으로 죽은 영혼인 여귀(厲鬼), 청결하지 못한 환경, 청렴하지 않은 정치 등을 꼽았다.
결국 전염병 종식에는 통치자의 반성과 공동체의 고통 분담, 인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했다.
'제중신편'은 어의 강명길이 정조의 명을 받아 편찬한 종합의서다.
'동의보감' 이후 변화와 발전된 의학 이론과 민간의 임상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새로운 표준의서로 제시해 민간의료를 지원하고자 했다.
흉년과 전염병으로 버려진 아이들에 대한 긴급 구호 명령인 '자휼전칙'은 약자에 대한 보호와 공동체 의식으로 전염병 공포를 극복하고자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3부 '신앙으로 치유를 빌다'에서는 전염병 공포를 신앙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백성들의 마음을 살펴본다.
조선 시대 내내 위협적이었던 두창은 질병 자체가 고귀한 신으로 받들어져 호구마마, 호구별성 등 무속의 신이 됐다.
괴질이 돌 때 큰 역할을 한다고 여긴 '대신마누라도'(가회민화박물관 소장), 전란과 역병 같은 국가적 재앙에서 구원해 준다는 석조약사불(국립대구박물관 소장) 등이 선보인다.
/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은 테마전 '조선, 역병에 맞서다'를 다음 달 21일까지 상설전시실 1층 중근세관 조선2실에서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1부 '조선을 습격한 역병'에서는 조선 시대 유행한 대표적인 전염병을 소개하고 역병에 희생된 사람들과 역병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두창(痘瘡·천연두)으로 죽은 아이들의 묘지명, 조선 중기 예학자 정경세(1563∼1633)가 두창에 걸려 죽은 아들을 기리며 쓴 제문(祭文)이 전염병의 참상과 슬픔을 전한다.
노론 대표학자 이재(1680∼1747)는 두창에 걸린 두 손자를 치료해 준 의원의 의로움과 뛰어난 의술에 감사하는 시를 남겼다.
1774년(영조 50년) 제작된 '등준시무과도상첩'에 수록된 김상옥, 전광훈, 유진하의 초상화에서는 두창 흉터가 확인된다.
수록된 18인 중 세 명에게 흉터가 있을 만큼 조선 시대에 두창이 만연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역병을 이겨낸 희망의 메시지도 전한다.

1613년 광해군의 명으로 허준이 편찬한 '신찬벽온방'(보물 1087호·허준박물관 소장)은 1612∼1623년 조선 전역을 휩쓴 온역에 대응한 일종의 지침서다.
허준은 이 책에서 전염병 원인으로 자연의 운기 변화, 돌림병으로 죽은 영혼인 여귀(厲鬼), 청결하지 못한 환경, 청렴하지 않은 정치 등을 꼽았다.
결국 전염병 종식에는 통치자의 반성과 공동체의 고통 분담, 인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했다.
'제중신편'은 어의 강명길이 정조의 명을 받아 편찬한 종합의서다.
'동의보감' 이후 변화와 발전된 의학 이론과 민간의 임상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새로운 표준의서로 제시해 민간의료를 지원하고자 했다.
흉년과 전염병으로 버려진 아이들에 대한 긴급 구호 명령인 '자휼전칙'은 약자에 대한 보호와 공동체 의식으로 전염병 공포를 극복하고자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선 시대 내내 위협적이었던 두창은 질병 자체가 고귀한 신으로 받들어져 호구마마, 호구별성 등 무속의 신이 됐다.
괴질이 돌 때 큰 역할을 한다고 여긴 '대신마누라도'(가회민화박물관 소장), 전란과 역병 같은 국가적 재앙에서 구원해 준다는 석조약사불(국립대구박물관 소장) 등이 선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