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9일(현지시간)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다루며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이 성소수자가 다니는 곳으로 알려진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지난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9세 남성이 방문한 클럽 5곳 중 성소수자가 다니는 클럽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성소수자 클럽'이 주목받는 데 대해 "일부 언론이 성 소수자가 주로 찾는 장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상황을 구체적이고 선정적으로 다루면서 성 소수자 사회에서는 차별받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성소수자 클럽을 거쳐갔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엔 '게이', '이태원 코로나' 등이 인기 검색어로 등장한 상태다. 일부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는 '역겨운 일을 중단할 수 있도록 모금해 달라'는 요청도 올라오고 있다. 최근 '게이클럽'이란 표현을 직접 사용해 댓글로 많은 비판을 받은 한 매체의 경우 이후 해당 단어를 삭제했지만 별다른 사과는 없었다고도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적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동성애를 법적으로 금지하지 않는 한국에서 성 소수자를 수용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차별도 넓게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는 한국의 감염자 추적 모델이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이태원발 코로나 사태처럼, 성소수자가 '강제 커밍아웃'을 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성소수자 단체들은 동선 공개가 코로나19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인권과 생활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웃팅(타의에 의해 성적 지향이 드러남)'이 두려워 자진 신고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또다른 외신인 뉴욕타임스(NYT)도 한국에서 발생한 '이태원발 코로나 확산'에 주목하고 있다. NYT는 "코로나19 봉쇄 해제를 추진하면서도 '2차 유행'을 우려하는 다른 국가들은 봉쇄 완화 후 발생한 한국의 이태원 집단 감염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한국 정부는 적극적인 감염 검사와 추적,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대규모 발병지에 대한 집중 단속 등 대대적으로 다방면의 방역 대책을 구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재 한국의 도시 풍경은 시민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한 것만 빼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