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양원의장 등 소수만 참석한 채 30분 약식 진행
프랑스, 코로나19로 조용한 승전 75주년 기념식
프랑스는 2차대전 승전 75주년인 8일(현지시간) 기념행사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매우 조촐하게 치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파리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에 있는 무명용사의 비 앞에서 2차대전 승전 75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2차대전 초기에 히틀러의 나치 독일에 점령됐다가 영국과 미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의 진격으로 해방된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매년 5월 8일 승전 기념일을 대대적으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날은 샹젤리제 대로의 대규모 사열식도 없이 마크롱 대통령과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 상·하원 의장, 프랑수아 올랑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군 최고위 지휘부 정도만 간략히 모여 약식으로 30여분 간 짤막하게 기념식이 진행됐다.

프랑스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국 봉쇄령이 여전히 시행 중이기 때문이다.

예년의 행사가 평소 시민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진행된 것과 달리 이날 행사는 비공개로 열렸고, TV 중계만 허용됐다.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행사 참석자들은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는 대신에 서로 1m 이상 떨어져 인사하고, 악수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행사는 마크롱 대통령의 특별한 메시지 발표도 없이 텅 빈 샹젤리제 거리를 배경으로 시종일관 조용하게 진행됐다.

파리의 상징물 중 하나인 에펠탑에는 이날 2차대전 참전용사들을 기리고 승리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대형 삼색기(프랑스 국기)가 내걸렸다.

프랑스, 코로나19로 조용한 승전 75주년 기념식
에펠탑 운영사 측은 마크롱 대통령의 요청으로 대형 삼색기를 내걸었다면서 오는 15일까지 국기를 게양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시행 중인 전국 이동제한과 상점 영업금지 조치를 오는 11일부터 점진적으로 해제하기 시작한다.

프랑스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현재 2만6천명에 육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