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라"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미래통합당 의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적으로 대대적인 방위비 분담 증액 여론 압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8일 SNS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한국은 우리에게 상당한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며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13억 달러(약 1조5900억원)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지난해 1조389억원보다 53.3% 인상된 수치"라고 전했다. "협상에 주한미군 감축 카드까지 끼워져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 양국 협상 실무진에서 합의한 13% 인상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고, 53% 인상안을 역제안하면서 공개적인 여론 압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위원장은 "미국 측 최고 협상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고 한국 측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실무진 합의는 깨졌다. 결국 최고 협상책임자 간의 최종 협상만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와 백악관의 핫라인을 통해 신속하게 끝을 내야 한다. 누구에게 넘길 수도 없고 넘길 상황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마냥 시간을 보낼 사안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성과가 필요하다"며 "협상이 장기전으로 가더러도 미국 우선정책의 근육질을 과시하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그렇게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표류할수록 한미동맹의 가치는 소리 없이 훼손되고, 그에 따라 경제 등 비군사적 부문에서의 위기 요인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동맹의 가치를 돈과 연계하는 것은 좁은 생각이고 올바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위비 분담 인상은 서로 동의할 수 있는 공평하고 합리적 수준에서 조정되어야 하고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며 "한미동맹은 누가 일시적인 정치 셈법에 이용해도 될 만큼 가벼운 것이 아니다. 한미 양국 국민이 피로 쓴 역사가 동맹"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