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서 온라인쇼핑, 식음료, 게임, 웹툰 분야 종목들이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위기 국면에서 빛을 발한 기업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어서다. 이들 업종의 상당수 종목은 주가가 이미 코로나19 발생 이전 고점을 넘어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웹툰·온라인 쇼핑·식음료株, '포스트 코로나' 대세로 뜰까
새롭게 등장한 주도주는?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 2월 14일 대비 주가가 오른 종목은 187개다. 반면 주가가 당시보다 하락한 기업은 582개에 달한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직전 고점인 지난 2월 14일을 기준점으로 삼았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2243.59에서 현재 1928.56으로 약 20% 하락했다.

‘코로나 특수’에 대한 부푼 기대가 반영된 바이오·제약주나 한진칼 등의 경영권 분쟁과 연관된 종목, 동일고무벨트와 같은 정치테마주 등을 제외하면 언택트(비대면) 기대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실제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 최대 웹툰 제작사 키다리스튜디오는 이날 0.55% 오른 7260원에 장을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이 기간 37.50% 급등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언택트 문화가 유지·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월 14일 대비 80.60% 상승했다.

온라인 쇼핑 관련 종목들도 비상하고 있다. 쿠팡의 물류전담 운송 협력사 동방은 지난 2월 14일 대비 34.11% 주가가 뛰었다. 코로나19 급락장에 1460원까지 주가가 빠졌지만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2000원 선을 회복했다. 아이마켓코리아도 같은 기간 10% 상승했다. 최근에는 넉 달 만에 1만원대 주가를 기록했다. 온라인게임업체 더블유게임즈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이날 4.48% 오른 6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가 6만원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식음료업체들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CJ씨푸드(28.20%) 빙그레(20.83%) 하이트진로(19.32%) 샘표(19.12%) 등 상당수 식음료주들이 두 달 새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부문장은 “코로나19로 주가가 빠지기 시작한 지난 2월보다 주가가 오른 기업들은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라며 “이들이 주식시장을 이끌 우량주·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맥 못 추는 車·船·鐵

자동차, 조선, 철강 등 국내 전통 제조업 주가는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 몸집이 무거운 만큼 회복 속도도 더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탓이다.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월 14일에 비해 주가가 40% 가까이 빠졌다. 지난 3월 코로나19 폭락장 이후 30%가량 코스피지수가 회복됐지만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체들은 반등하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기간 32% 떨어졌다.

현대·기아자동차도 비슷한 흐름이다. 현대차는 13만3500원에서 9만2600원, 기아차는 4만1650원에서 2만9000원으로 30%씩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16%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삼성전자 주식이 ‘국민주(株)’로 등극한 것을 감안하면 재계 2위 현대차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현대차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27%나 낮춰 잡았다. 세아제강(-26.39%) 휴스틸(-26.48%) 현대제철(-27.88%) 등 철강주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제로(0)금리 시대 시장에 넘쳐나는 유동성은 성장하는 곳으로 몰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