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필리핀 최대 방송사가 방송 중단 위기에 처했다.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통신위원회는 5일 ABS-CBN에 TV와 라디오 방송을 모두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두테르테 눈엣가시' 필리핀 최대 방송사, 방송중단 위기
이 방송사가 의회에 제출한 방송 사업권 갱신 요청이 아직 통과되지 않아 전날 25년간의 사업허가 기간이 만료됐다는 이유에서다.

필리핀에서는 의회가 방송 사업권 허가와 갱신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필리핀 상·하원은 지난해 5월 중간선거를 거치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 장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이 펼치는 마약과의 전쟁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다는 이유 등으로 ABS-CBN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며 사업권을 연장해주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지난해 12월 연설에서는 "ABS-CBN 계약이 끝날 예정"이라며 "나 같으면 팔아버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지난 2월 호세 칼리다 법무차관이 "ABS-CBN이 외국인 투자를 받아 언론사의 외국인 소유를 금지하는 헌법을 위반했다"며 대법원에 방송 사업권 취소 청원서를 제출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에 앞서 2018년 외국인 투자를 이유로 역시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책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 온라인 매체 '래플러'의 등록을 취소했고, 래플러 측이 이의를 제기해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