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방안 브리핑서 '사회적 거리 두기' 안 지켜…"장소 협소한 탓" 해명
교육부 "학생들 거리 둬라" 발표하면서 본인들은 '다닥다닥'
교육부가 4일 등교 수업 방안을 발표하면서 브리핑 현장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여 다른 정부 부처 관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유치원 및 초·중·고교 등교 시기와 방법을 발표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을 6일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하므로 학교도 닫았던 문을 순차적으로 열겠다는 내용이 뼈대를 이뤘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학생들이 등교 후에 학교에서 지켜야 할 생활 속 거리 두기 기본 지침도 발표했다.

학생들 책상 사이 간격을 1∼2m 띄우고 급식을 먹을 때는 말을 하지 말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발표하는 교육부 간부급 공무원들이 아직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브리핑에는 교육부 실·국·과장 10여명이 배석했다.

이들은 유 부총리가 모두발언을 낭독하는 동안 브리핑룸 한쪽 벽에 한 줄로 서서 대기했는데, 서로 간격을 띄우지 않고 다닥다닥 서서 브리핑을 들었다.

교육부 "학생들 거리 둬라" 발표하면서 본인들은 '다닥다닥'
이들은 부총리 모두발언이 끝나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진행할 때도 거의 어깨가 붙을 만큼 좁은 간격으로 서서 질문에 답했다.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무심결에 아예 마스크를 벗은 이들도 있었다.

교육부는 이날 아침에 브리핑 일시·장소를 공지할 때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브리핑은 'e브리핑'으로 생중계하며, 기자들의 질문은 카카오톡으로 사전 접수한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브리핑룸 현장에 방문하는 것에는 제한이 없었다.

브리핑 현장 관리를 총괄해야 할 교육부 대변인실은 현장에서 거리 두기에 관해 아무런 공지를 하지 않았고, 여분의 책걸상을 준비하는 등 별도 대책을 마련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취재진이 20여명 가까이 몰리는 바람에 현장에 늦게 도착한 취재진은 다닥다닥 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을 온라인 e브리핑으로만 진행했다.

교육부가 아닌 다른 부처의 한 공무원은 "브리핑이 있을 때 장소를 어디로 할지, 현장 관리는 어떻게 할지 등을 대변인실이 컨트롤해야 한다"면서 "교육부 대변인실이 다소 서툴렀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측은 이런 지적에 대해 "취재진의 취재 편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다 보니 브리핑을 공개로 했다"면서 "장소가 협소해 사람 사이 간격을 지키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