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침체에 빠지면서 독일과 일본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규모의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금융사 알리안츠는 이날 ‘세계의 재개’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 등으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3.3%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침체 수준”으로 “역성장에 따른 GDP 손실액은 약 9조달러(약 1경971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9조달러는 2018년 독일(3조9968억달러)과 일본(4조9709억달러)의 연간 GDP를 합한 규모다.

알리안츠는 “세계 주요 국가들이 전면적인 봉쇄 조치를 취하면서 전례 없는 경제적 충격이 발생했다”며 세계 경제가 대규모 부양책에도 ‘V’자형 회복은 어렵지만 ‘U’자형 회복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및 나라별로는 미국(-2.7%), 유로존(-9.3%), 일본(-5.7%) 등이 역성장을 하고, 중국(1.8%) 인도(1.1%)는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리안츠는 올해 세계 무역량이 15%가량 줄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전반적인 무역 손실액이 3조5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타격을 입은 업종이 많아 파산하는 기업이 작년보다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 실업률 전망치는 미국 9.4%, 유로존 9.5%, 영국 6.0% 등으로 제시했다. 유로존 국가 중 스페인(18.5%)과 이탈리아(11.8%), 프랑스(10.5%)는 두 자릿수 실업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세계 경제가 2년 안에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경제 수준을 되찾지 못하는 ‘L’자형 회복을 할 경우 향후 성장률 전망치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화한 1월 20일부터 4월 29일까지 100일간 신흥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을 산출한 결과 1000억7000만달러(약 12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236억달러의 4.2배에 달한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신흥국의 재정 악화에 대한 불안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